사전에 미리 고지하고 다녀온 양...

이미지

프로필

디디
디디
서귀포시 서홍동
매너온도
36.5°C
<양귀비 투어 간단 후기>

사전에 미리 고지하고 다녀온 양귀비투어에 대한 초간단 후기입니다.

1. 유수암 마을
오전에 항파두리를 향해가다 평소에 지나친 옛길로 운전하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퐁낭(팽나무)이 있어 차를 세웠습니다.

퐁낭도 멋있었지만 퐁낭아래 길가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심고 계신 삼촌(할머니)에게 더 눈길이 가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여쭤봤습니다. 삼촌 왈 잡초가 나지 않도록 자기 마당에 있던 이것 저것을 옮겨 심고 계신다는 말씀에 자기 땅도 아닌 곳에 속 깊고 배려깊은 생각을 하신 것에 대한 존경심이...

그래서 이것 저것 물으며 담소를 하다보니 바로 퐁낭뒤에 있는 집이 자기 집이시라면서 마당을 구경 시켜주셔서 30분은 거기서 수다를... ㅎㅎ

2. 애월읍 항파두리
집에선 8시에 출발했지만 오늘 길 중간 외도(?)로 10시가 넘어 도착한 항파두리. 추측처럼 아마 지난 주말쯤이 절정이었을 것 같아보이는, 그러나 아직은 만개해 있는 양귀비와 항파두리 주변의 항금보리 밭. 아마 다음 주도 아닌 2~3일이면 양귀비도 꽃잎이 떨어지고, 황금 보리밭도 수확하는 곳이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양귀비 밭도 그렇고, 가까이 있는 안오름을 가다 본 항파두리 북쪽 삼거리 옆 보리밭도 그렇고 사진을 찍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자국으로 해손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멋진 바다 경치와 한라산, 그리고 황금색 보리밭 풍경은 안오름까지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고,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외곽성벽을 따라 돌다보니 산딸기 군락이 눈에 보여 10분 남짓의 노동으로 새콤달콤함을 만낏하기도 했습니다. ^^

3. 하귀리 옛날 국수집
맛은 둘째치고 단돈 4,000원에 혼자 먹기 힘들 정도의 양으로 유명한 국수집. 아니 그런데 4,000원이던 콩국수가 6,000원으로 올랐다는...

뭐 맨날 4천원에 먹으면서 가졌던 미안함을 생각하면 6천원도 분명 양에 비하면 착한가격은 맞지만, 그래도 아쉬었던 것은 곱배기 먹기에 충분히 도전할만한 아들이 이번 나들에 빠졌다는 점.

그래도 음식 남기는 것은 죄라고 생각하는 주의라 딸들도 모두 반찬까지 남김 없이 싹싹 비우고 포만감과 만족감을 가지고 다음 양귀비 스팟으로 출발!

4. 조천읍 죽도(대섬)
작년의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간 대섬은 아니 이럴수가....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휘어져 있던 야자수들이 모두 뿌리채 뽑혔는지 흔적도 찾을 수 없고, 인공적으로 재배된 항파두리의 양귀비와 달리 멋진 죽도의 해안가를 여러가지 다양한 색의 꽃으로 물들이던 양귀비꽃들은 모두 어디론가 가버리고 작년과 비교해도 불과 2~30%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미 많이 지기도 했었지만, 올해 기온이 맞지 않았는지, 아니면 사라진 야자수와 같은 이유 때문이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그마나 보이는 양귀비 속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마침 동네 해녀분들이 물질을 하고 계시길래 구경을 하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며 생각한 것은 7년에도 이렇게 여기저기 아쉬움이 많은데, 제주만 아니라 어디를 가더라도 평생 그곳에 계셨던 분들은 어떨까? 하는 질문과 함께 아쉬움을 넘어서는 아타까움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혹시 배고픔과 바꾸기 위한 개발을 선택했었던 세대는 아쉬움은 많이 기지고 있어도, 안타까움은 적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그렇게 해서 굶주리지 않았던 다음 세대는 남아 있는 것을 지키고, 사라진 것은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아무튼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과도 이야기 했었지만, 오늘 투어는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내일은 가족과 제주 양귀비 투어 갑니다. ^^

매년 시기에 맞춰 하는 몇 가지 정기(?) 투어중 하나인데, 올핸 서귀포로 이사왔으니 서귀포에서 출발해서 애월과 조천을 모두 들렸다 오려면 거의 제주 한바퀴 일주가 될 듯싶네요. ^^

아미 많이 졌으면 어쩌나 싶지만, 넘실넘실 양귀비 사진은 갔다온 후 이 글을 수정해서 올릴께요~~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조회 468

댓글 14
2

디디
디디
서귀포시 서홍동
작성자

뭐 어디든 양귀비 하나 만으로 가긴 애매해져 버린 것 같아요.

저처럼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실패(실제 가보니 별 것 없는)를 별로 마음에 두지 않지만요... ^^

어디든 안가보셨으면 가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고, 대섬을 간다면 관곶, 함덕 서우봉, 목지섬, 김녕항과 성세기해수욕장, 월정리, 행원 양삭단지앞 공원, 세화오일장(5,10)등을 묶어 햇볕 좋은 날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겠죠. ^^

디디
아나로그녀
서귀포시 대륜동

구럼 대섬으로 가볼까요?? ㅋ
한 곳만 가보려고 하는데요....

디디
디디
서귀포시 서홍동
작성자

네! 항파두리의 양귀비는 주차장 옆에 있는 조그만 밭에 사람이 심은 거에요.
그래사 짙은 빨간색 1종류 밖에 피지 않고 인공적이라 그렇게까지 감동적이진 않아요. 진짜 좋은 곳은 대섬이었는데...-.-:;

그래서 항파두리를 가면 주차장에서 불과 15분 정도만 걸으면 갈 수 있는 안오름까지 가보시는 것이 더 좋아요.
주차장에 보면 안내도 있으니까 보고 안오름 위치 파악하시면 되고, 북쪽 삼거리에서 보리밭 옆 올레길 표시 따라 들어가세요. ^^

디디
아나로그녀
서귀포시 대륜동

한파두리 항몽유적지
네비 켜고 가서
안오름까지 걸으면 되겠죠??
꼭 가보고싶네요~~

디디
아나로그녀
서귀포시 대륜동

빨리 읽고 싶은 맘에..
급하게 읽었지만...
제 마음은 이미 양귀비에게로~~
낼 비 안오면 꼭 가보고 싶네요~~^^

애월 조천 둘다는 무리고
애월쪽이 낫겠죠?

글도 더불어 사진도 너무 pro 세요~~
멋진 후기,사진
더불어 깨알 정보 감사드립니다~💕

디디
아나로그녀
서귀포시 대륜동

우와~ 멋진 아빠네요~~^^
부럽부럽~~
우리아빠였으면 좋겠네요 ㅋㅋ

멋진사진이랑 투어후기 기다릴께욤
좋은시간 되세요~~💕

디디
모래비행(탈퇴)

애월쪽 항파두리 추천합니다. 오전에 다녀 왔는데 볼만 하더군요


지금 당근 앱을 다운로드하고
따뜻한 동네생활을 경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