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때만해도 20대 중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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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보기 ]

우리 때만해도 20대 중후반이면 대부분 일찍 결혼을 했다.

나는 30대 중반에 결혼을 했기에 많이 늦은 편이었다.

당연히 친구들에 비해 늦게서야 아들을 보았다.

장손인 내가 그렇게 얻은 첫 아들이기에 함께 살던 할머니,부모님이 아기를 신주단지 모시듯이 보살펴 주셨다.

그 당시 나는 한참 일할 나이로서 매일같이 바쁜 일과 핑계로 돌 이전까지는 아기를 돌봐 주거나 놀아준 기억이 거의 없다.

밤낮이 바뀌어 밤마다 울어대는 아기를 집사람이 돌 볼 동안에도 나는 할머니방에 가서 주로 잠을 잤다.

그러니 육아 경험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늦게 얻은 아들이 며느리와 함께 이곳에서 포닥(박사 후 연구원)과정 중이라서 나보다 더 늦은 나이 때인 작년 여름에 아들을 낳았다.

출산후 몇 개월은 아들과 며느리가 출산 휴가를 받아 서 갓난 아기를 보다가 그 후에는 안사돈이 몇 개월을 돌 본 다음 2주 전부터는 집사람과 내가 이어받아 아기를 보고 있다.

처음에는 첫 손자를 돌본다는 기분에 덜떠서 육아 경험도 없었지만 아기보기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우리가 아기보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기가 배밀이를 하다가 며칠전부터는 혼자서 앉기를 시작하드니 어제부터는 이방 저방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남자 아기라 그런지 8개월 밖에 되지 않는 애가 힘이 얼마나 넘쳐나는지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사고를 쳐서 혼자 둘 수가 없다.

경험 많은 집사람이 거의 아기를 보지만 잠깐 동안만이라도 내 차례가되면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다.

아기 보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이제서야 알았다.

아들이 아기일 때 할머니와 부모님도 도와주셨지만 집사람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 옆에서 도와주지 못했던 것이 사뭇 미안하다.

그 옛날 시골에서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의 맏며느리로서 힘들게 농사를 지으며 나를 낳고 키워주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2024.04.24 아기를 보다가
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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