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弗의 사나이’ 오타...

이미지

프로필

하늘
하늘
수성구 만촌동
매너온도
44.1°C
프로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

‘7억弗의 사나이’ 오타니

다저스와 10년 9240억
메시 넘어 최고 몸값

지금까지 이런 계약은 없었다. 투타(投打) 겸업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일본)가 10일 MLB(미 프로야구) LA(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240억원) 계약을 맺고 LA 에인절스를 떠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세계 스포츠 사상 총액 기준 최대 규모 계약이다. MLB닷컴은 이날 “메시가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와 2017년 맺은 4년 6억7400만달러 규모를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저스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다”며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다저스는 물론이고, 야구계 전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에인절스와 함께한 시간은 내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MLB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에 평균자책점 3.01, 탈삼진 608회, 타자로는 171홈런, 437타점, 통산 타율 0.274를 기록했다. 2021년에 이어 지난달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한 타석에 1억2600만원 버는 셈
오타니가 받게 될 평균 연봉(7000만달러)은 올해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수단 전체 연봉 6072만달러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5689만달러를 다 뛰어넘는 액수다. 종전 MLB 선수 최고 연봉(4333만달러)도 넘었다.

총액 규모로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기도 하다. 야구에선 동료였던 LA에인절스 강타자 마이크 트라우트(32)의 4억2650만달러(계약 기간 12년), 미식축구(NFL) 최고였던 패트릭 머홈스(28·캔자스시티 치프스)의 4억5000만달러(10년)를 쉽게 제쳤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를 능가한다. 다만 평균 연봉은 메시가 더 많다. 오타니가 10년 동안 받는 9240억원을 우리나라 5만원권 지폐로 쌓아 올리면 2024m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 최고층 빌딩 잠실 롯데타워 높이(555m)의 4배에 가깝다.

오타니는 내년엔 팔꿈치 부상 치료 때문에 일단 지명타자로만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명타자로 1년 162경기에 모두 출장한다면 경기당 5억7000만원 정도. 1경기에 많으면 평균 4.5타석 정도 들어서니 이를 계산하면 타석에 나설 때마다 1억2600만원을 챙긴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올 시즌 평균 연봉이 1억4648만원이니 1타석에 국내 선수 1년 봉급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2025년부터 재개하겠다고 해놓았다. 이때는 공 한 번 던질 때마다 1857만원, 한 타석에 7287만원을 거둬 들인다. 연봉(924억원)을 투수와 타자 역할에 절반씩 나눈다고 가정하고, 최근 3년 동안 투구 수(연 평균 2487회)와 타석(634타석)을 나눠 계산한 결과다.

◇데뷔전은 내년 3월 서울에서
오타니는 이번 초대형 계약을 하면서 특별한 장치를 달았다. MLB는 팀 연봉이 일정 규모 이상(2억3700만달러)을 넘으면 사치세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팀 연봉(올해 2억6720만달러)이 많은 다저스로선 오타니까지 들어오면 납세액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타니는 연봉 상당액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받는 ‘유례없는 연봉 지급 유예(unprecedented deferrals)’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나 지급 유예를 하기로 했는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이러면 다저스로선 세금을 아끼고 다른 우수 선수를 더 영입할 여유를 갖게 된다. 오타니로선 물가가 올라가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는 조건이다. 외신은 오타니가 이번에 계약 파기 후 다시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하는 옵트 아웃 조건을 넣지 않아 다저스와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2018년 MLB 진출 이래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오타니가 통 큰 ‘배려’를 한 셈이다.

국내 팬들에겐 이번 계약이 특히 반갑다. MLB 사무국이 지난 7월 내년 리그 개막전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에서 치른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정은 3월 20~21일. 장소는 서울 고척돔으로 거의 정해졌다. 파드리스에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28)과 오타니가 대결하는 구도도 흥미롭다. 바뀐 유니폼을 입고 새로 선보일 오타니의 모습을 전 세계에서 한국 팬들이 가장 먼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 조회 43

댓글 0


지금 당근 앱을 다운로드하고
따뜻한 동네생활을 경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