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분.일가친척분.친구들.직장동...

프로필

청하
청하
북구 태전1동
매너온도
36.8°C
아픈 인연....(실화15편)

가족분.일가친척분.친구들.직장동료들..
생각했던것 보다 많은 손님들로 돌잔치 연회장은
북적였습니다.
가영씨와 진영이가 근무하는 사무실 직원들이
총 출동한탓에 마치 회사직원 전체 회식장소에
와 있는듯 했어요
우리부부와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진영이네 식구들..
특히, 고향에서 올라온 진영이 부모님과는 결혼식 이후
두번째 만남 이었습니다.
[ 아이고...주임님 오셨네요..! 어서오이소 안그래도 지난
번에 부조금 받느라고 고생했다 카는데 내가 그날 경황이
없어 가꼬 인사도 못드렸네예...! ]
제 두손을 꼭잡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인사나누는
아버님과 내 모습은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 별 말씀을요 제가 한게 뭐라고..그런 말씀을... ]
진영이 아버님으로부터 너무 깍듯하게 인사받으니
오히려 내가 무안할 정도였습니다.
[ 인자 우리 진영이가 정규직만 달면 더 바랄게 없을낀데 ]
부모님이 보기에도 며느리는 정규직인데 정작 자신의
아들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니 늘~신경쓰이고,
마음이 편치 않으신듯 했어요
비단 진영이 부모님뿐만 아니라 가영씨와 우리 부부에게도 가장 이상적인 바램이 바로 하루빨리 동생이 정규직
으로 임용되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것이었죠
하지만, 그런 바램과 달리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향후 추가 인력증원이나 기존 직원들의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으로 인한 TO가 생길 계획은 없는 현실이였죠 그래도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선거시기가 되거나 정권이 바뀔때면 항상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분야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었고, 이로인해 많은 비정규직 직원들이 일시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일이 종종 있어왔기에 낙담하거나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그런 상황이었죠
오늘의 잔치 주인공인 예림이를 품에 안은채 동생부부는 밝은표정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고,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돌잡이와 기념촬영을 하는 행복했던 모습이 사진인화지에 새겨 지듯 지금 나의 뇌리속에 흐릿하게
각인되어 남아있다.

[ 현지아빠..! 요즘 회사에 업무가 많아...? ]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막 씻고 나오는데 아내가 뭔가
미심쩍은듯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나는 평소 퇴근후 집에와서는 밖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좀처럼 얘길 하지 않는편이었어요
[ 아니..요즘 조용한데...대체 왜그래...? ]
간혹, 업무가 많을때면 더러 늦은시간까지 야근할때도
있긴 하지만...그럴때면 일과업무가 마치기전에 실무
관리자에게 연장근무에 대해 보고 하고 시간외근무 신청이라는 근무명령체계를 거친후 사무실에 남아 있는것이기 때문에 같은부서내에서 돌아가는 실무업무 전반에
대한 파악은 모를수가 없는것이었죠
다만,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원휴게실에서 늦은시간
까지 보내다 가는 직원들도 있긴 했었죠
[ 아니...근데 진영씨가 요즘도 귀가가 늦을때가 있는가봐 ]
아내는 평소 가영씨와 격의없이 자주 만나고, 연락하니
혹여나 내가 미처 몰랐던 내용들도 아내를 통해서
접할수는 있었어요
[ 뭐 별일있겠어 요즘 진영이 업무시간에 자기자리 지키고
일도 제대로 한던데..뭘..! 신경 쓸거 없어...! ]
대수롭지 않은듯 이렇게 말하고 말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고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듯 했습니다. 일전에 가영씨가 나에게 자기 남편을 잘 챙겨달라...혹시 잘못된행위를 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숨기거나 덮으려 하지말고 꼭 자신에게 알려달라 고 했던말이 계속 내 머릿속에서 맴도는건 왜 일까...?

[ 너 요새 제수씨랑 사이 안좋아...? 왜 그래..싸웠어...? ]
동생에게 함께 퇴근하자는 구실을 만들어 집으로 가는길에 넌저시 물었습니다.
[ 아뇨..뭐..별다른건 없는데...! ]
내가 뭔가 알고 있다는듯 물으니 순간 당황한듯 말끝을
잇지 못하고 흐리더군요
[ 근데 왜 요즘 퇴근하고 일찍일찍 집에 안들어가고 늦어 ?
제수씨도 직장생활 하면서 가정살림 하고 예림이 육아
까지 신경쓰면 얼마나 힘들겠어..? 니가 좀 빨리 들어가서
예림이랑 좀 놀아주고해 나같으면 예림이 보고싶어서
퇴근하면 만사 제쳐 두고 불이나게 집으로 가겠다...! ]
차량 창밖만 주시하며 조용히 듣고만 있더군요
사실 아무리 친형제 같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낸다 하더라도 엄연히 남남인데 남의 가정사 속내까지 꿰뚫고 알고
있는듯 시시콜콜 말한다는게...경우에 따라서 듣는 입장에서는 언짢게 들릴수도 있기에 더이상 말하는것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던것도 사실입니다.
[ 네..형님 알겠습니다...! ]
짧은 대답과 함께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는 동생의 모습이
왠지 낯설게 느꼈졌습니다.
동생과 가영씨가 한 직장내 사내부부이긴 하지만 업무의
성격도 전혀 다르고 퇴근시간도 각자 달라서 처음부터
함께 출퇴근 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가영씨는 주로 정시 출퇴근 하는편이었고, 동생은 가영씨보다 빠른출근 그리고, 퇴근은 조금 늦는것이 맞긴 했어요
알아보니 동생은 퇴근후 미혼때처럼 직원헬스장에서
간단하게 운동하고 샤워한후 주로 직원휴게실에 있다가
지하철 막차가 끊길 무렵 집으로 돌아간다고 들었습니다.
직원휴게실은 사무실복도 맨끝에 위치해 있고, 내부로
들어서면 빌딩건물 창가가 ㄱ자 형태로 트여있어 밖을
훤히 내다 볼수 있는 조망에다 내부시설은 근래들어
리모델링까지 한터라 직원들 복지 쉼터공간으로 최적의
휴식공간이었어요 여러명이 앉아서 편히 쉴수 있는
안락한 쇼파와 테이블이 있어 혼자 있을땐 가로로 길게
누워 있을수도 있고, 사양 높고 성능 좋은 여러대의
컴퓨터가 있어 게임이나 음악 또는 자유롭게 인터넷검색
을 할수도 있고, 대형 벽걸이 TV, 냉.난방시설은 물론
간편한 인스턴트 음식을 조리해 먹을수 있는 전자레인지,
커피포트와 각종 다양한 커피와 국산차까지 비치되어
있으니 직원들의 휴게공간으로는 안성맞춤 이었죠
물론, 여성직원전용 휴게실은 따로 있었기 때문에
이곳은 남자직원들만 이용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특히, 혼자사는 미혼총각 직원들은 왠만한 자기집 보다
더 쾌적하고 낫다는 웃스게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근데, 왜 하필이면 동생 진영이가 그것도 결혼한지 이제
1년6개월 밖에 안된... 한참 깨가 쏟아지게 알콩달콩
살아서 남들로부터 시샘 받아도 이상할게 없는 시기에...
누가봐도 키크고, 미인인 아내를 얻어 미혼남성 직원들로
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고, 이제 막 걸음마를시작해서 아빠..아빠..! 부르며 아장아장 걸어와 아빠품에 덥썩
안길 예쁜 예림이도 있는 녀석이 왜 밤늦은 시간까지
이곳에서 보내야 하는지...?
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가영씨와의 갈등이나
무슨 문제라도 있는걸까...?
다만, 그래도 한가지 다행스러운점이 있다면 한창 스포츠베팅을 할 시기에 함께 어울려 다니던 또래 비정규직 직원
5~6명과는 거리를 두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였죠

그래...이제 더이상 신경 쓰지 말자...!
내 코도 석자인 이 마당에...내 가정, 내 아이들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도 모자랄 시간에 남의 가정, 남의 부부
문제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 있겠는가..?
아내에게도 이같은 뜻을 전하고 덧붙혀 말했습니다.
가영씨와 원만하게 대화하고, 친하게 지내고 하는건
좋은데 괜한 오해 생기지 않토록 속마음 깊은대화 나눌땐
각별히 언행에 조심하라고 일러두었죠
이렇게 말하고, 마음먹고 나니 한결 마음편해지고...
지금껏 괜히 노심초사 마음 졸이며 살았다 싶더군요

∙ 조회 562

댓글 7
5

청하
나름대로
북구 읍내동

청하님, 건강은 좀 회복하셨나요?

1
청하
나름대로
북구 읍내동

진영씨 이제 그만 가정에 충실하세요 ㅠ

청하
세사랑맘
북구 태전1동

몸은 쫌 어떠세요??~ㅠ 직장일이 바빠 방금 몰아읽기로 다 읽었어요~ㅎㅎ 제가좋아하는 잼있는 추리소설 한편 읽듯이 순식간에 읽어지네요~👍 제가 염려돼는 결말이 맞을것같지만 ~ㅠ 넘 기다려지는 연재소설같습니다~^^ 건강이 최곱니다 몸조리잘하시고~🍗🍲🍯🍊🥑잘드세요~그래야 빨리 낫습니다 당근이웃들을 위해 글 올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1

지금 당근 앱을 다운로드하고
따뜻한 동네생활을 경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