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가 흘렀을까... 평일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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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인연....(실화12편)

몇주가 흘렀을까...
평일 퇴근후 집에 돌아오니 예상치 못했던 손님이
집에 와있었습니다. 6개월 아기 예림이와 가영씨였어요
예전 같으면 이상할게 없겠지만, 출산후에는 주로
내 아내가 동생네 집에 가는편이었고, 가영씨는 좀처럼
우리집에 오지 않았어요. 주말에 동생과 함께 오는 경우는
더러 있긴했지만, 주말도 아닌 평일에...
그것도 진영이와 함께도 아닌, 아기와 단둘이서
오는 경우는 처음인듯 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 중문을 열고 거실안으로 들어서니
아내와 가영씨는 쇼파에서 무겁게 일어서더니
두명의 시선은 동시에 나를 향해 있음이 느껴졌고,
나는 무슨 죄를 지은양 그 시선에서 떳떳하지 못했습니다.
[ 오셨어요...! ]
차분하면서도 건조한 목소리의 짧은 인삿말이다.
가영씨의 인사가 평소 답지 않음을 한공간에 있는
세명 모두 알았을것이다.
평소같으면 밝은미소로 반갑게 나와야할 인삿말이
무미건조 하다는것은 뭔가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있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 아이고야..! 우리 예림이 많이 컸네...! ]
가영씨의 인사에 답하는 대신 예림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인생 6개월차...
예림이의 팔과 허벅지.다리는 마디없는 막대풍선 마냥
젖살이 올라 포동포동 하고, 성장의기운이 넘치는지
바닥에 배를 깔고 온 거실을 휘젓고 다니고 있었죠
[ 나 옷좀 갈아 입고 나올게...! ]
안방으로 향하는 한걸음 한걸음 내 뒷덜미에까지
가영씨의 시선이 따라와 꽂히는듯 불안했습니다.
[ 현지야..! 예림이 너네방에 데리고 가서 좀놀아줘..!
혹시 울면 얘기하고..! ]
아내는 거실에 있는 딸아이와 아들에게 예림이를
데리고 방으로 가서 놀으라고 했어요
[ 이 주임님..! 혹시 요근래 들어 사무실에서
진영씨 이상한점 느끼신것 없으세요...!! ]
터질게 터졌구나 싶었습니다.
마치 내가 동생을 똑바로 케어 해주지 못해 큰 사달이
난것처럼 말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고, 과연 가영씨는 이 일에 대해 어느선까지
알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내가 먼저
말한다는것이 오히려 더 큰 파장을 불러올수도
있을것 같아 난감했습니다.
[ 혹시..이거 모르세요...아는바가 전혀 없으세요..! ]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나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건네
주면서 비장한각오를 한듯 재차 물었습니다.
시치미뚝떼고 이게 뭐냐고 하면서 펼쳐본 나도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비닐봉지 안에는 오천원짜리 로또 크기만한 스포츠토토프로토발매 용지가 작은 투명비닐에 빼꼭히 꽂혀있었다.
3묶음이었고, 나 또한 처음보는 발매용지들이었습니다.
투명비닐속 빼곡히 꽂힌 발매용지들을 꺼내보니
대략 30~40장은 되보였습니다.
발매회차,해외축구클럽 이름이 적힌 대진표, 경기수,
구매금액, 당첨금액, 발매날짜와 시각이 적힌
낙첨된 발매용지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모두가 낙첨된것인지는 한눈에 바로 알수 있었습니다.
경기결과를 맞춰보면서 낙첨 되었다는것을 확인하고
발매용지 중앙에 빨간색 볼펜으로 크게 엑스(×)표시를..
즉, 맞추지 못했다는 낙첨표시를 해뒀던 것입니다.
더 놀랐던건 구매금액 이였습니다.
10만원짜리가 15장, 나머지는 5만원,3만원,2만원
구매금액을 합산하니 얼추 300만원이 넘는것 같았고,
발매시간을 보니 300만원 이라는 금액을 발매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1시간30분만에 발매와구매
이 모든과정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이 90분동안 자신의 두달지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도박에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매일 밤10시나 11시가 되어야 귀가하고,
늦게 집에와서도 씻고 곧바로 컴퓨터가 있는 방에
들어가 나올줄 몰랐고, 늦은 새벽시간까지 컴퓨터를 하고,
쉬는날에도 외출이 잦았고...이런점들을 이상하게 여긴
가영씨가 작은방 내실을 정리하던중 책꽂이 뒤에 숨겨둔
용지들을 발견했다고 하더군요
같은층 같은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또 가까운 형동생
사이라면 이 기막힌 현실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게 있지 않을까 하고 찾아 왔던겁니다.
이 순간을 맞닥뜨린 나또한 그동안 알고도, 보고도,
듣고서도 가영씨가 충격 받는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있었던 것은 고스란히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던것입니다.
[ 당신이 진정 진영씨와 가영씨를 위한다면, 숨겨주고,
침묵하는것 보다 아는대로...사실대로...솔직히 말해주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아내가 이렇게 말하는걸 봐선 아내와 가영씨는 내가
이런일이 발생하게된. 일련의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모두
알고 있을거라는 확실한 전제를 바탕에 둔 듯 했어요
나를 주시하던 가영씨의 시선은 이젠 나의 시선을 피한채
베렌다 창가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남편에 대한 실망, 그리고 나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이
서러웠는지 조용히 눈물 흘리고 있었습니다.

꼼짝할 수 없는 명백한증거 앞에 동생은 한참을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주 오랜 침묵을 깨트린건 아내였습니다.
[ 진영씨.. 식사했어요...! ]
자신도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초췌해진 몰골로 세사람 앞에 앉아 있는 진영이가
안쓰러웠는지..밥은 먹었는지 아내가 물어본것이다.
형수의 물음에도 아무런 말없이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앉아 있는 낯설은 동생의 모습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까지 느껴지더군요
아내는 냉장고를 열고 반찬을 꺼내 식탁위에 올려놓고
된장찌게 뚝배기를 가스렌지위에 올리고 뎁히는 동안
우리 네사람은 그 어떤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진영이의 큰 덩치를 일으켜 세워 식탁에 앉힌
다음 숟가락까지 손에 쥐어준 다음에야 겨우 몇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더군요
[ 진영씨...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지요..! 그리고, 이젠
다시는 안하면 되잖아요..! 어떻게 된건지..빚이 있으면
현재 얼마 있는지 솔직히 말해봐요...! ]
밥 한공기의 절반만 먹고 숟가락을 놓은 진영이에게
아내가 다시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 당신..동생네집에 태워다 주고와...! ]
끝내 말 안할거면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가라는 뜻을
나를 통해 말한 것이지요
[ 둘이서 조용히 대화로 해결 하려거든 집으로 돌아가고,
여기서 말하려거든 숨김 없이 말해야해요..! ]
아내 또한 이 마주한 현실에 혹시 자신의남편인. 나와
관련되지 않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듯 했다.
자신의 남편이고, 6개월 아기 예림이의 아빠인 진영이가
형님 집으로 와 있는 한시간동안 가영씨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 형수님..저 말할게요...!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
동생이 겨우겨우 무겁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모두들 그렇치 않은척..태연한척 하면서도 겨우 말문을
여는 동생의 입에 모든 신경촉각이 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불과 몇개월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털어 놓는데
참 어이없고,청천벽력같은 사실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스포츠토토 내리 3번연속 당첨되면서 받은 당첨금은
세금을 제외하고 손에 쥔 금액이 약 1,300만원이었다고
합니다. ( 그 금액중에 제일 먼저 형집에 오면서 음식,과일
도 사오고 봉투에 50만원 넣어서 주고, 조카 둘에게
10만원씩 용돈을 준것도 포함되었던 것이죠)

당근님들께...!
긴~연재글임에도 읽어주셔도 감사합니다.
이번 12편부터는 줄거리를 빠르게 진행하는데도
힘이 드네요...ㅎ
그리고, 제가 요즘들어 몸이 많이 좋치 못해요
기침도 나고, 편도선이 부었는지 음식도,침도
제대로 삼키기 어려워요 ㅠㅠ 😭
그럼에도 이 게시글을 기다려 주시는 이웃당근님들이
계시기에 조속한시일내에 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이웃당근님들 께서는 절대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 조회 571

댓글 12
7

청하
하이얀
북구 구암동

건강이 우선이죠. 얼른 완쾌하셔요...

1
청하
나름대로
북구 읍내동

청하님 건강 부터 챙기세요
컨디션도 안 좋은데, 글 쓰신다고 고생 많았어요 토닥토닥

3
청하
cucu
북구 구암동

천천히 올리셔도 되유
저도 청하님 와이프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조금 더 일찍 어떤 조치를 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전 감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1주일 지나니 이제 좀 나아진듯~

3
청하
들꽃
북구 관음동

청하님 아프지 마세요
몸이 우선이니 괜찬아지시면 올리세요 기다릴께요

2
청하
확정
북구 구암동

건강이 우선입니다~~몸부터 생각하시구 휴식을 많이 취하시길 바랍니다..

2
청하
공작
북구 읍내동

맞아요 건강이 우선이지요 글은 천천히 쓰면 되니까요~~^^

2
청하
치섬
북구 동천동

예.찬찬히 올리세요!
급한거도 아닙니다,
대파랑뿌리랑 푹끓여 꿀태워 물 수시로 드세요!
감기 몸살 뚝 입니데이!

물은 거름냄새에 좋은 향은 아니지만 , 이것만큼 좋은물 없어요!
힘힘!
이방에 계신분 마카다 즐휴되세요!

2
청하
아재
북구 읍내동

건강이 먼저 입니다 건강하실때 천천히 올리세요

2
청하
핑크(탈퇴)

청하님 요즘 감기가 나은듯 하다가도 떨어지지 않아서 저도 그래요~
잘드시고 푹자고 해야해요.글에 대한 조급함은 느끼지 마세요~
글 잘읽었어요
좋은하루 되세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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