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중 1/3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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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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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인연....(실화11편)

하루 24시간중 1/3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잠자는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절반을 직장에서 보내게 되죠
좁은 건물내에서 많은 사람들과 오랜기간. 긴 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면 비밀은 없고, 소문..!
특히, 안좋은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나갑니다.
어느순간, 주변사람들로 부터 제 귀에 이상한 내용의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동생 진영이와 관련된 내용이었죠
그 소문을 처음 접한 나는 참 어이가 없었고,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진영이가 주변 동료직원들에게 돈을 빌리고 다닌다는
얘기였고, 실제로 이미 빌려준 직원도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더 기가 막혔던건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꼭 강조 했다는것이 있다더군요
비밀로 해줄것..! 특히 이청하 주임께는 절대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 했다고 합니다.
내가 알게 되면 형수도 알게될테고, 그렇게되면 자신의
아내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될거라 생각했겠죠
스포츠토토 내리 3번 연속 당첨된 당첨금을 모두
소진 되었던 것입니다.
고급브랜드의 고가 옷과 신발을 구매했고, 동료들과
술.음식을 사먹고, 또 당첨될거라 생각하고, 베팅 금액을
점점 높여 베팅을 했던것 입니다.
중간중간 더러 당첨되기도 했지만, 낙첨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마음은 조급해지고, 생각해낸 것이 스포츠
베팅 경기수를 줄이고, 대신 베팅금액을 키우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자신의 돈이 바닥 나면서 점점 초조해지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수 없는 단계까지 온것이죠
쉽게 번 돈을 모두 잃게 되면, 미련을 버리고,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나의 바램은 헛된
희망고문 이었습니다.
불과 몇개월전만 하더라도 직원들로부터 토토의신이라는
별칭을 받으며 부러움과 관심을 받다가 가진돈이 바닥이
나니 포기는 커녕 다시한번 지난 영광(?)을 재현 할수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죠
알음알음 자신과 친분이 두텁다고 생각했던 동료직원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니 주변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코치로 낌새를 금밤 알게 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주요 패턴중
하나가 거짓말이 자주 등장 했다는 겁니다.
' 묶여있던 돈이 곧 나온다 ' ' 동생이 사고를 쳤다 '
' 급하게 해결 해야될 일이 생겼다 '
그도 그럴것이 도박한다고 돈 빌린다는 말은 차마할수
없었을테니...말입니다.
그중 나를 가장 실망케 하고, 화나게 했던것은
갓 태어난 예림이의 엄마이자, 자신의 아내 가영씨를
자신의 돈빌리는 과정에서 개입 시켰다는 겁니다.
' 설마, 돈 떼먹겠냐..! 당신도 알지 않느냐..!
우리집사람 우리회사 정규직 직원인거 알고 있지 않느냐'
자신을 믿어 달라는 간절한읍소위에 자신의아내 가영씨를 올려 두었던 것입니다.
이미 그에게 있어 스포츠경기는 단순히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사행성게임...즉, 계속해서 수익을 거둘수도
있겠다는 도박의영역에 접어든 것입니다.
당첨금이 모두 소진되면 괜찮아지겠지...!
곧, 애기가 태어나면 괜찮아지겠지...!
빗나갈 동생이 아닌데...괜찮아지겠지...!
동생에 대한 일말의 바램과 희망이 처참히 무너졌고,
실망과 배신감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왔습니다.
하루종일 일손이 잡히지 않았고, 어찌 오전일과를
보냈는지..어찌 퇴근시간이 왔는지도 모를 만큼
멍~한 하루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야만 했어요
아내와 가영씨 그리고 나와 동생과의 얽히고 설킨
그동안의 이해관계라는 틀안에서 어떻게 말하고,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동생을 불러 다그친다거나, 윽박질러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것 같았고, 이런식의 접근으로 자극해서는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라고 판단되었어요
혼란스럽고,마땅한 해법 없는 현실을 마주했지만,
한가지 분명한 기준 만큼은 있었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신중하게 접근 해야 할 문제라는것
그래..가장 좋은방법,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자
내가 아는 동생이라면...내가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분명 진영이는 마음을 열것이다.

[ 진영아..! 오늘 이 형이랑 오랫만에 밥먹으러 갈까...? ]
퇴근무렵, 복도에서 마주친 동생에게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미소지으며 말을 건넸습니다.
[ 네..그래요 형님..! 퇴근하고 주차장 입구에 있을게요..! ]
솔직히 다른핑계 대면서 거절할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물었지만, 흔쾌히 나의 제안에 응하더군요
[ 요즘 퇴근시간이 많이 기다려지지 않아...?
빨리 집에 가서 제수씨랑 예쁜 예림이 보고 싶을텐데..! ]
삼겹살집에서 오랫만에 단둘이 마주 앉은 자리라
동생이 긴장하고 있어보여 가벼운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 네..그래도 열심히 일 해야죠...! ]
묻는 의도와는 다른 대답을 하는 동생의 얼굴은 어두웠다.
[ 그래..진영아..! 이 형은 니가 직장에서는 하루빨리
정규직이 되고, 집에서는 가영씨랑 예림이랑 예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혹시나 어려운일, 힘든일,
고민있거든 이 형이랑 상의하고...! 알았지..동생...! ]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가벼운대화 외에는 그 어떤말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방향이 같으니 형 차타고 가자..! 집앞까지 데려다줄게]
삼겹살집에서 나온 나는 동생을 집까지 태워주고 갈 참이었다. 진영이는 결혼하면서 중고로 승용차를 구매했지만,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을 했었어요
[ 저..형님...! 잠깐 들렀다 갈때가 있어서요 먼저 가세요..! ]
돌아서는 진영이의 어깨는 축 늘어져 힘 없어 보였고,
발걸음 또한 무거워 보였습니다. 혼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 발걸음 또한 무겁고 힘들긴 마찬가지 였어요

동생 진영이네 부부의 경제권은 가영씨가 도맡아
관리 했어요 이는 결혼전부터 동생이 원했던바고,
매달 받는 부부의 급여통장을 관리하면서 동생은
가영씨로부터 매주 용돈을 받으며 생활했어요
아내에게 경제권을 모두 맡긴 진영은 따로 관리하는
비상금이나 비자금 또한 일체 없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갚을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상황이었죠
굳이 방법을 찾자면 자신의 본가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다시 당첨이 되서 갚는 방법 밖에는 없었던거죠
전자나 후자 모두 부담스럽고, 어려운결정일수 밖에
없을테고 불확실성이 따를수 밖에 없는 일이었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아내와 상의
조차 할수 없는 난처한 입장이였어요
아내가 이 사실을 안다는것은 곧 가영씨도 알게 된다는것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결혼해서 이제 막 첫 애기를 출산하고, 육아에 신경쓰고,
다시 몸을 추스려서 직장에 복직해야 하는 가영씨에게
차마 이런 사실을 알게 해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 조회 505

댓글 7
7

청하
물망초
북구 동천동

빠져읽다 보니 금방 다 읽었습니다
수고스럽지만 다음편 도 기대할게요

2
청하
사감
북구 구암동

파행길로 접어 들었네요
옛날로 돌아가면 좋겠지만 도를 넘치겠죠~ 어쩔까요
담호에서 뵈요

2
청하
하이얀
북구 구암동

빠른시일내로 예전으로 돌아가시길ㅠ

2
청하
탈퇴한 사용자

맞아요.
아픈인연...
그래도. 다음글을 기다려봅니다

2
청하
나름대로
북구 읍내동

본격적인 저지레가 시작 됐네요
남의 돈 빌리기까지..
가영씨가 불쌍해서 어째요ㅠ

4
청하
HS
북구 읍내동

먼저 청하님의 글솜씨를 칭찬합니다 타고난 소질도. 있었겠지만 은근과 끈기가 없으면 불가능하겠지요 옛날 신문에 연재소설을. 날마다 기다리며. 읽던때가 생각납니다 청하님. 수고로움에. 감사드리며 좋은글 많이 보여주세요 끝편에는 반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제목에서 답이나와 있으니 마음이 짠합니다

4
청하
공작
구미시 구평동

어쩌면 좋을까요 안타까워서 ㅜ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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