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님..! 내일 출근하실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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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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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인연....(실화9편)

[ 형님..! 내일 출근하실때 축구화 꼭 가지고 오세요..! ]
힘차고 밝은 목소리...동생 진영이었다.
[ 내일 퇴근하고 정규직 대 비정규직 볼 한번 차요..! ]
평소에도 직장 인근 중학교 운동장에서 종종 운동하고,
미니축구 한게임씩 하곤했다.
진영이는 체격이 좋은만큼 종목 가리지 않고
모든 운동을 좋아하고 또 잘한다.
정규직 대 비정규직 전반25분, 후반25분
음료수내기 미니축구시합이 벌어졌다.
이 순간만큼은 나와 진영이는 한편이 아닌 서로 적이다.
보잘것 없는 음료수 내기지만, 모두들 승부욕은 대단하다
특히, 동생 진영이의 기량은 다른이들에 비해 출중했다.
볼 드리블이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몸싸움...
비정규직 핵심이자 주전 스트라이크 선수다.
볼을 드리블 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확~꺽이고 만다.
발을 땅에 디디지도 못할 만큼 통증이 심했다.
발목을 쥐고 쓰러져 있던 나에게 상대팀선수인
진영이가 제일 먼저 달려왔다.
[ 형님...! 괜찮으세요..? ]
아프긴 했지만, 조금 움직여지는걸 보니 뼈에는
이상없는듯 했다.
[ 형님..! 업히세요..! ]
널찍한 등판을 내앞에 대고 뒤로 앉아서 업을 준비를 한다
[ 아냐...괜찮아..! 그냥 부축만해줘...! ]
한사코 마다 했지만, 동생 또한 고집을 꺽지 않는다.
동생 넓은등에 업히니 든든하고 아픔이 가시는듯 했다.
[ 진영아..! 이 형...무겁지 않아...? ]
[ 아뇨..깃털 같아요...!! 살 좀 쪄요..약해 빠져 가지고선...! ]
나를 업고 회사 사무실까지 와서 의자에 앉혀 놓더니
불이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진영이...
탈의실에 가더니 마른타올 두장을 가져온다.
[ 형님..운동하고 땀흘렸으니깐 샤워 해야죠..! 제가
씻겨 줄게요..업히세요..]
또 나를 업고는 샤워실로 데려간다.
자기 먼저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더니 내 옷을 벗겨준다.
아직 운동하는 직원들은 축구경기가 진행중인지
샤워실은 조용하다
나를 샤워부스 파이프를 잡게 하더니 샤워타올로
온몸을 고루고루 빈틈없이 씻겨준다
불편한 발목 때문에 한쪽발 들고 균형도 못잡고 있는데
넘어지지 않게 잘 받쳐주면서 씻겨준다.
[ 형님...미안해요 제가 괜히 볼차자고 해갖고... ]
다 씻고 나를 짊어지듯이 번쩍 들더니 밖으로 데려 간다.
마른수건으로 온몸에 물기를 제거하더니.
드라이기 바람으로 머리를 말려준다.
나는 그냥 동생에게 온전히 내 몸을 맡기고 있었다.
옷을 다 입히고 난후 내 앞에 다시 뒤로 앉아서
자신의 등판을 내민다.
나를 사무실에 데려다 놓은 진영이는 또 금새 사라졌다
손에는 파스가 들려있다.
아픈 부위를 물어가며...짚어가며..정성스럽게
파스를 발라준다.
다시 나를 업고는 1층출입문 벤치에 앉혀 놓고는
"잠시..기다리세요..형님" 하고는 어디론가 뛰어간다.
대로변 도로가에 나가 택시를 잡아 회사내 현관 출입문
앞에까지 들어와 내 앞에 정차 시킨다.
나는 오른발목을 접질러 운전을 못하고, 진영이는
차가 없으니 택시를 준비 해온것이다.
나를 택시 뒷자리에 길쭉하게 다리펴고 앉게 하더니,
본인은 앞자리에 앉는다.
우리집까지 따라 오려는 모양이다.
아파트안에 도착한 후 또 나를 업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집 현관 초인종을 누른다.
[ 형수님..! 제가 괜히 형님한테 축구 하자고 해서... ]
미안하고 머쓱한듯 뒷머리를 걸쩍걸쩍이더니
밝은미소와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하고는
뒤돌아 달려간다.
[ 형님..형수님...! 편하게 쉬세요..! 내일아침에 형님
델러 올게요...!! ]
큰소리로 저녁먹고 가라고 불렀지만,
못들은척 하고는 달려간다.
전화로...문자로...내일 아침에 아내가 데려다 주면 되니깐
굳이 올 필요없다고 신신당부 했건만...
아침일찍... 현관초인종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동생 진영이가 현관앞에서 밝게 미소짓고 서있다.

팔공산 토속 한정식집에서의 진영이와
토토방사장과의 통화내용중 10만, 30만,50만...
100만원 단위에 이르기까지 베팅 대화가 오갔는데
나로써는 언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명, 내가 알아본바로는 1인당 최고베팅 상한액이
10만원까지 라고 알고있는데 대체 어떻게
1인 상한액을 초과해서. 구매 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었죠
의외로 이 의문점의 해답은 아주 쉽게 풀렸습니다.
그런 베팅상한액 규정은 그냥 말뿐인 허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돈만 있으면 동일한 베팅 조합을
10분이라는 짧은시간에도 30만, 40만, 50만원 어치를
얼마든지 구매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포츠토토를 고액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구매자와
많은 판매매출을 올리고자 하는 판매자간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면 충분히 가능한일이라
들었고, 이 또한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에 아는사람
또는 단골손님들 사이에는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내가 간혹 로또 5천원, 만원어치 구매를 하듯이
스포츠베팅도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팀에 적은
소액의금액으로 구매후 관전하며 즐기는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즐기는 차원의 건전한 스포츠경기가 사행성게임이
되고, 여기에서 도박으로 발전하게 되고,
그 정도가 넘어서면 도박중독자가 되는것 아닌가...?
로또 5천원어치 구매한다고 도박중독자라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예전 직장내에서의 내동생 진영이의 모습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근무시간중 꾸벅꾸벅 졸고,
깨어 있어도 눈동자의 초점은 잃었고,
이미 정신은 다른곳에 가 있는듯 했습니다
사람이 다른 한 무언가에 빠지면 저렇게 순식간에
변할수 있단 말인가..?
근무시간에는 열심히 일하고, 짬나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달려가 웃통 벗어 철봉에 걸어 두고
볼 차고 샤워장에서 함께 등을 씻겨주는 동생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차라리 지금의 모습이라면 혼자 였을때가 좋으련만,
이제는 아내가 있고, 곧 태어날 아기도 있지 않은가?
그들 사이에 나란 존재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래서 이 또한 나에게 주어진 숙명이라 생각했습니다.
곧, 괜찮아 질거야..!
사랑하는 아내가 내곁에 있고, 토끼같은 예쁜 아기가
곧 태어나면 괜찮아 질거고, 제자리로 찾아올거라
믿었습니다.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그 어떤것도 할수 없는 나로써는
그렇게 믿는거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아내가 많이 분주하네요
가득 담은 장바구니를 차에 싣고 집에서 10분거리의
아파트에 도착해 아내와 나는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니
인터폰너머..밝고도...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언니...! 오셨어요..어...주임님도 오셨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
긴 원피스 임부복을 입고 밝은미소로 반갑게
우리부부를 맞이 해주는 가영씨를 따라 들어갔어요
테이블 협탁위에 반으로 펼처져 뒤집혀 있는걸 보니
혼자 시집을 읽고 있던중 인가 봅니다
아니, 혼자가 아니라 뱃속 아기랑 함께 읽고 있었겠지요
[ 어제 친정엄마 다녀 갔어요...! ]
진영이는 보이지 않았다.
[ 어디 갔어요...? ]
[ 아.진영씨요?.오늘 등산모임 있다고 해서 일찍 갔어요 ]
아내가 준비해온 물건들을 거실바닥에 하나하나
꺼내며 요란스럽게...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쇼파에 앉아 두 여자의 이런모습을 보고 있자니 흐뭇했다.
한편으로는 숨기는게 있는것 같아 마음이 아린다.
사실, 오늘 아내가 먼저 가영씨네 가서 청소 좀 해주고
오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
동생부부네 에서 반나절을 음식해먹고,청소해주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내에게 잠깐 어디 다녀 올곳
있으니 먼저 집에 올라가라고 하고는
다시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내가 찾아간곳은 신천동 상가건물 앞이다.
아웃도어 등산복 상하의를 입은 서너명의 젊은 남자들이
상가내 점포에서 나와 담배한대 피우고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많이 본 뒷모습 이다.
회사 비정규직 젊은직원들 이었다.
그리고,그중에는 동생 진영이도 있다.
군더더기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것을 보니
저들은 이미 저 토토방의 단골인것 같아 보였어요
임신한 자신의 아내에게 등산모임 간다고 하고
이곳 토토방에서 종일 저들 무리와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아내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아침일찍 등산복을 입고 집을 나섰을 것이다.

∙ 조회 482

댓글 15
6

청하
사감
북구 구암동

형제보다 더 찐우정입니다
고생하셨어요~^^
담편에서 뵈요

2
청하
확정
북구 구암동

10편은 언제쯤..계속 당근에 들어와서 확인하게되네요~~^^

2
청하
하이얀
북구 구암동

중독되는 글재주인데요^^

2
청하
랑방
북구 태전동

사연으로 보니 진정 찐형제자매
같으네요...
남남끼리 형님형부라 부르기
결코 쉽지않은데ㅠ 형을위해
등판을 서슴없이 내어주는
동생...읽는 내내 가슴이 찡하네요ㅠㅠ
친동생 이상으로 가영씨를 챙겨주는 아내분도 정말 감동이구요...

2
청하
그리고또여름
북구 읍내동

그다음~~얼른쓰십시오
기다리다 목빠짐

2
청하
심쿵
북구 동천동

진짜 한편의 소설을보는거 같애요 자꾸 다음편이 기다려지는건 왜일까요~

2
청하
핑크(탈퇴)

너무 잘읽었어요~
개인블로거나 공간이 생긴다면 꼭 같이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
청하
옆터
북구 동천동

잘 읽었습니다. 실화10편 응원합니다^^

2
청하
감사와은혜
북구 읍내동

소설에소질이탁월하셔요~

2
청하
cucu
북구 구암동

청하님 15부작 될것 같은데
빠른 진행 부탁드려요 ^^

3
청하
아재
북구 읍내동

ㅎㅎ 글 쓰신다꼬 욕 봅니데 은근히 다음편이 기타려 지네요

2
청하
나름대로
북구 읍내동

청하님, 인터넷에서 소설도 쓰신다 고 본거같은데 뭐라고 검색하면 글을 볼수 있을까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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