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썩었어도 우리사회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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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뭉클한 글이기에 나눠요

정치는 썩었어도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몇 번을 읽어 봐도 또 읽어보고 싶은 감동의 내용 이라 보내드립니다.

♦️ 나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컴퓨터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오후 6시 경,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아는 사람 소개로 전화를 드렸어요. 여긴 경상도 칠곡이라는 곳이예요.
딸애가 초등학교 6학년인데요. 지금 서울에서 할머니하고 같이 사는데, 중고품 컴퓨터라도 있었으면 해서요" 4~50대 아주머니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적당한 물건이 나오거든 연락을 달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열흘쯤 지났을 때, 쓸만한 중고컴퓨터가 들어왔습니다.

아주머니에게 전화하여 딸이 사는 서울집 주소를 알아내서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다세대 건물 안쪽 자그마한 샤시문 앞에 할머니 한 분이 나와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집안에는 악세사리를 조립하는 부업거리가 방안에 가득히 쌓여 있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치 않은 것 같았습니다.

''야! 컴퓨터다.''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는데 그 사이 6학년 딸애가 들어와 컴퓨터를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고마워요" 마치 내가 컴퓨터를 구해 준 은인인 것처럼 좋아했습니다.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어린 소녀였습니다.

할머니가 아이의 어깨를 토닥거리면서 ''너 열심히 공부하라고 니 엄마가 사준거여. 어여 학원에 다녀와라" 아이는 ''네...'' 하고는 후다닥 나갔습니다.

설치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려고 나서는데, 버스정류소에 아까 그 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어디로 가니? 아저씨가 태워 줄게.'' 주저할만도 한데, 아까 봤던 아저씨라 마음이 놓이는지,

아이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하계역 이에요.''
가려던 방향과는 반대였지만 태워다 주기로 했습니다. 거리로 보면 집과 학원은 너무 먼거리였습니다.

십 분쯤 갔을 때, 아이가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고 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이 보이길래 차를 세웠습니다.
''아저씨 그냥 가세요.''
아이는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건물 안으로 황급히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이왕 여기까지 온 것이니 기다려서 태워다 주어야지 생각하며, 무심코 조수석 시트를 보는 순간,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조수석 시트엔 검붉은 피가 묻어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왠 피가?
그때 갑자기 머리를 스쳤습니다
6학년 첫 생리인가? 직감했습니다.
시트를 적신 걸 보니 속옷과 바지도 다 버렸겠구나. 차에서 뛰어내리며 당황하던 아이의 얼굴이 겹쳤습니다.

당장 화장실 가서 어떻게 하고 있을까? 아마 처음이니 얼마나 놀라고 당황하며 어떻게 할지 울상짓고 있을 그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나는 마음이 너무나 급해졌습니다.
아이가 화장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텐데... 차에 비상등을 켜 두고는 속옷가게를 찾았지만 주변에는 아무런 상점도 없었습니다. 마음은 조급한데 별별 생각이 다 났습니다. 첫 생리 때 엄마가 옆에 없는 어린 아이가 몹씨 애처로웠습니다.

청량리 역 근처에서 황급히 속옷가게를 찾았습니다. 사이즈를 알 도리가 없어, 제일 작은 것부터 위로 사이즈를 두 개 더 샀습니다.

속옷만 사서 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집사람에게 전화했습니다.
''지금 택시 타고 청량리역으로 와. 아니, 그냥 오면서 전화해.''
''왜 무슨 일인데?''
자초지종 말을 하자마자 집사람이 알았다 하더니,
택시를 타고 빨리 온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구세주"였습니다.
아내는 다급히 ''약국에 가서 생리대 xxx 달라고 하고, 그거 없으면 ㅇㅇㅇ달라고 해. 속옷은?" ''샀어.''
''치마도 하나 사고, 편의점 들러 아기 물티슈도 하나 사."

아내의 일사불란한 지휘 덕분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고, 아내를 태워 그 아이가 내린 건물로 급히 차를 몰았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처리하고 갔을까?
없으면 어쩌나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것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 이름도 모르는 상황에서...

집사람이 화장실로 들어갔을 때 세 칸 중 한 칸이 잠겨 있었고...
''얘 있니? 아까 컴퓨터 아저씨네 아줌마야~''

말을 건네자 안에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네~~'' 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그 안에서 혼자 울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른 평범한 가정이라면 축하받으며 조촐한 파티라도 벌였을 일일 텐데... 콧잔등이 짠해 왔습니다. 그 좁은 곳에서 어린애 혼자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요?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내의 문자가 왔습니다.
''옆에 꽃가게 보이던데 꽃 한다발 사와."
이럴 때 어떻게 축하해 줘야 하는지를 몰라 서성거렸는데, 선듯 보이는 중에 제일 예쁜 꽃다발을 골랐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데, 아이와 아내가 나왔습니다. 아이의 눈은 퉁퉁 불어 있었습니다.

아내를 처음 보고서, 멋쩍게 웃어 보이다가 챙겨간 것들을 보고서 막 울기 시작 했었다고 합니다.

아내의 얼굴에도 눈물자국이 보였습니다. 저녁을 먹여서 보내고 싶었는데, 아이가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집 앞에 내려줬습니다.

"아저씨! 아줌마! 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울며 집으로 뛰어 들어가는 어린 소녀를 보며 우리 내외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습니다.

아내와 돌아오는 차속 대화에서 그 집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안 아내는
''그 컴퓨터 얼마에 팔았어?''
''22만 원'' '
'다시 가서 주고 오자''
''뭐?''
''다시 가서 계산 잘못됐다고 하고, 할머니한테 10만 원 드리고 와.''

중고 컴퓨터값이 내렸다는 둥 적당히 둘러대면서 10만 원을 할머니께 드리고 왔습니다. 나는 내심 아내의 통 큰 마음에 놀랐습니다.

그날 밤 열한 시쯤,
아이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 칠곡인데요. 컴퓨터 구입한...''
이 한 마디를 하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하곤 목이 메여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아내도 따라서 눈이 빨갛도록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짠한 일입니다.

시간이 금 쪽같이 바쁜 세상에 이렇듯 갸륵한 마음씨를지닌 부부의, 세심한 배려와 희생적인 사랑을 실천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실화를 접하면서

우리들이 사는 세상이 아직도 이렇듯 아름답고 정감넘치는 행복한 세상입니다. 예전부터 그런 민족성이 다분한 백성이었습니다.

좋은 날입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 정치판은 썩었어도 아직살만한 세상인것 같습니다. 천사 같은 부부의 선행에 마음이 따스해 집니다.

이 카톡을 받는 모든분들에게,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자비의 은총으로 감사한 일이 항상 넘쳐, 즐겁고 기쁨의 은혜가 풍성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옮긴 글-

∙ 조회 991

댓글 20
15

Dream
Shallow
서구 상무2동

예전에 읽었봤던 글같은데
다시 읽어봐도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Dream
나루네
서구 쌍촌동

....한 15년 전에 봤던글....요즘이 아님

Dream
쩡e
서구 치평동

읽는동안 눈물이..

Dream
에피소드
서구 풍암동

마음이 뜨거워져요. 이렇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을 경험한 그 딸아이의 정서가 또다른 따뜻한 이웃으로 사회를 일굴거라는 생각에 이 부부의 선행이 너무나 고맙네요~
한참 예민한 아이가 따뜻하고 선한 어른을 경험한 것이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덕분에 따뜻하게 울었습니다.

Dream
탈퇴한 사용자

어머나 세상에나~
사랑이 매말라가고 나라가 어지러운 현실에 이렇게 큰 감동을 주는 부부가 계시다니 정말 감사드리고 그 아이는 그 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복을 만나신겁니다
아니 그 부부님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복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넘 감동되어 눈물이 가시질않고 내가 주인공 입장이었다면 어떻게했을까 싶은 마음에 더 많이 이웃을 사랑하고 나보다 덜한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어야겠다 더 깊히 다스리는 기회가 됩니다
정말 간만에 아름다운 소식으로 감동을주시니 감사합니다!

Dream
언니
서구 화정4동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눈에 눈물이 흐르네요
마음이 따뜻한 분들 같아요
감사하네요 이런 분들도 있나니
그래도 아직 세상살만하네요

Dream
1973년산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입니다 ㅠㅠ

Dream
로즈
서구 풍암동

복많이 받으세요

Dream
초코관우맘
남구 월산4동

따뜻한 사연~~!!! 좋은 영향력으로 멀리 퍼져라~~~!!! 얍~~ 속으로 응원한번 더 해봅니다~~ 좋은사연 잘 읽고 갑니다^^*

1
Dream
Dream
서구 화정3동
작성자

여기에 댓글 다신님들 모두 국회로 가세요 ^^
그럼 이나라가 따뜻해 질텐데요

Dream
구월이
서구 금호1동

베풀어주신은혜.제가눈물이나네요.하시는사업번창하시고.건강과행운이항상따라다닐겁니다..천사부부님.고맙고.감사드려요

Dream
데스
서구 풍암동

오랫만에 가슴뭉클한 따뜻한 글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Dream
Shallow
서구 상무2동

하....마음이 아프네요
눈시울젖게 만드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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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이예요.

Dream
카라멜마키
서구 쌍촌동

아직세상엔따뜻한분이많이있네요

Dream
Dream
서구 화정3동
작성자

그닌까요 저도 읽으면서 울었네요

Dream
카라멜마키
서구 쌍촌동

복받을실겁니다

Dream
뉘기여
남구 백운1동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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