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오긴 했는데 지역에 대한 ...

급히 오긴 했는데 지역에 대한 기초지식이 잆어서 살다보니 순천이란 도시가 갖는 몇가지 특징들이 있더라구요.

일단, 주민들이 친절하시고 여유가 있으십니다. 서울에선 대부분 무표정에 어딘가 화가난듯 보이고. 길다가 살짝 부디치기만해도 바로 싸울듯한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음식이 참 맛있습니다. 맛집 이런거 모른채 식당을 들어가보면 다 맛집 같습니다. 특별히 더 맛있는 집은 있지만, 맛이 없다라고 느낀곳은 없었네요.

그런데 신호등이 많이 없습니다. 심지어 인파가 많은 패션거리에서도 신호등이 없어 놀랐습니다. 그런데도 사고 안나는거 보고 더 놀랐어요. 다들 양보가 몸에 베인거라 생각하니 나쁘게는 안보였습니다.

신호체계가 엄하지 않다보니 무단횡단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서로 조심하고 서로 이해하다보니 이런 행동들이 크게 무리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만약 서울이라면 당장 경찰 불렀을텐데요.^^;;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도시라는 느낌 팍팍 받습니다. 순천의 모토가 "정원도시"라고 하던데 잘 관리된 정원수 가로수 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상가나 주택가에도 항상 예쁜 꽃들이 있으니 그저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어린아이가 많고 당연히 학교가 많습니다. 지방이라고 휑한 느낌을 상상했던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활기 넘치고 생동감 있는 도시입니다. 지리적 특성상 인구밀집도가 높아 전남에서는 광주,전주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더군요.

자영업이 어느정도 잘 된다는 느낌입니다. 서울은 대형 브랜드 업체가 대부분의 상권을 잠식하여 동네상권은 거의 소멸직전이었습니다. 이곳은 소비가 원활하고 더불어 유흥업소가 많고 밤늦게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당근하면서 느낀건데. 타지에서 온 저와 같은 사람들은 동네 위치 파악이 힘듭니다. 서울처럼 **구 **동이 아닌. **지구 **아파트 라고 말씀들 하시는데. 지구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공식 지명이 아닌지라 네비 찍었을때 엉뚱한 곳으로 가게되는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당근마켓이 지역인들의 거래이긴 하지만. 이사오거나 단기간 머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주소를 알려주실때는 가급적 도로명으로 알려주시면 혼선이 없을것 같습니다.^^

암튼, 대략 생각나는 몇가지를 적어봤습니다. 이제 일도 조금 여유가 생겨서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해볼까 하고요. 아직은 낯설고 어색한 도시이지만 점점 정이 들고 있습니다. 친절하시고 상냥하신 순천시민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p.s
공기 맑고! 하늘이 푸르른 거!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완전해서 기록에 빠트렸네요.^^

아 그리고 순천만습지!!!! 이사와서 가끔 막막하고 공허할때마다 이곳을 찾아갑니다. 도착하는순간 숨이 확 트이면서 이곳에 이사오길 잘했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정말 너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