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11일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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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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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11일 썼던 글을 올려 봅니다.
다소 정치 상황이나 사회적 상황이 다름이 있으나 당시로서 나의 느낌을 충분히 표현한 글이라 생각하여 여기에 한번 더 공유 합니다.
전남지역을 구경하고 다니던 중에 오래전 기억이 떠올라 새롭게 조성된 국립 오일팔 묘역을 둘러보고 왔는데 망월동 묘역보다 훨씬 아늑하고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그런 느낌이 드는 장소였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죽어야 하는것이 마땅한 이치라 하는데 의의를 제기할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죽음이란 신분의 고하나 빈부의 차이나 귀천의 경계도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
우리가 이러한 죽음을 대하여 슬퍼하고 애석해 하는것은 다시는 이땅에서 고인의 어떠한 감정이나 정서를 읽을 수 없는 단절성에 그 까닭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살다보니 이러저런 죽음들을 많이 접하게 되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느낌의 감각들이 무디어진 탓인지 왠만한 일들에 대해선 별 관심도 없이 그냥 덤덤하게 지날때가 많다.
11월의 첫 월요일 아침 약하게 부슬비가 내리고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님을위한 행진곡 노래와 함께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묘역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매월 첫째주 월요일 업무가 시작되기전에 의식을 행한다고 하는 것이다. 잠시 주차장에서 의식이 끝나는것을 기다려 서성이다 직원들이 자리로 돌아가는것을 확인하고 분향 향로에 향을 넣어 잠시 묵념으로 예를 표하고 묘역을 둘러봤다.
묘지마다 일정한 규격의 비석과 사진들이 줄을 맞춰 반듯하게 정렬되어 보기좋게 잘 꾸며 놨다.
그곳을 잠시 거닐며 분하고 원통하게 생각한것은 그들은 죽음도 억울하게 당하였거니와 죽고 나서도 자신의 뜻과 의지와는 달리 또 다른 목적으로 이용을 당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 분함이 더하는 것이다.
열살도 채 안되는 아이들과 칠팔십을 넘긴 할아버지,만삭의 임신부, 그들이 이땅의 민주열사가 되고 민주주의 투사가 되어 그곳에 말없이 묻혀 있는것이다.
모르겠다. 진정 그들이 어떤 사상이나 이념이 있어 그 일을 위하여 목숨바쳐 투쟁하다 반대 세력에 의하여 진정 그리 되었는가는 모르는 일이지만 짐작컨데 그럴일은 없었을 터인데도 그들은 한결같이 민주열사이고 민주투사가 돼서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를 오늘도 외치고 부르짓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오늘날 역사 교과서가 잘못된 부분들이 너무 많아 배우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데 걸림돌이 된다 하여 역사 교과서를 바꾸겠다고 한다.
역사란 모름지기 자랑스럽거나 혹은 그렇지 못하여 다소 남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그런 기록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직접적인 당사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기술을 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다 바르고 정확하게 이땅의 역사를 가르키려면 만들고 다듬는 과정부터 바르고 정확하게 하여야 올바른 교과서가 만들어 질터인데 권력의 힘과 그의 감정을 가지고 만든다 하면 결국 또 다른 혼란과 분쟁만 재생산 하는 그런 일이 될것임이 분명하다.
내일은 수능일이다. 언제나 수능추위라하여 날씨는 짓굳고 그러는데 날씨도 크게 춥지도 않고 평년기온을 유지할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삼년동안 고생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위해서 절간으로 교회로 찾아 빌고 정성을 다했던 부모와 가족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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