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늦은 오후, 아내의 권...
프로필
- 매너온도
- 36.8°C
이야기
늦은 오후, 아내의 권유에 함께 수성동계곡을 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을 늘 반기는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사람들 낯을 안 가리는 고양이라 혹 희생되었을까 걱정하였으나 다행히 그 두 녀석은 무사했습니다. 멀리 부암동에서도 당근에서 글을 봤다며 오셨고, 산책 중이시던 동네 어르신, 이웃주민과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내사 나오신 경찰관 두 분도 만나 간단히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기사도 많이 나오고 공중파 뉴스에 이 사건이 다뤄질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못하셨던 동네 할머님이 해주신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쥐 잡느라 집에서 고양이를 길렀다. 쥐약이 나오고 기술이 좋아지면서 그 고양이들을 길거리로 내쫓았다. 이제 필요 없다고 고양이 밥 주는 사람한테 뭐라하고 고양이들을 모두 굶겨죽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떠나오는 순간에 할머님이 이 사건에서 무사한 두 형제 고양이 중 한 녀석을 붙잡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낯을 가리지 않은 그 녀석들이 걱정되셨나 봅니다. ‘나쁜 사람이 오면 저 멀리 도망가야 한다. 저 위로 도망가라.’
그 나쁜 사람(현재는 인간의 짓으로 추정)의 귀에 까지 이 소식이 전해져 그가 또 다시 저지를지 모를 잔혹한 살생을 당장 멈추게 하고 또 응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합니다. 주변 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으로 널리 알려주세요.
참고로 저는 정 많고 사람 좋은 아내 덕에 집 앞 고양이들 밥 정도 챙겨주는 평범한 아재입니다.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고 사건을 정리해주신 분들께, 인간과 오래 더불어 살아와 자립이 불가능한 이 무고한 생명에게 항상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조회 878
댓글 19
댓글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이예요.
댓글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이예요.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현 시점에서 입양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고 또 공감가는 마음이 큽니다. 당장 아이들이 좋은 가정에 입양되면 좋겠지만 근본적으로 길고양이와 사람이 더불어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듯 합니다. 현재 수성동 길고양이 관련 안전 대책은 관련 카페에서 수립되고 이미 많은 일들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관련된 소식이 있으면 또 전해드리겠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분명 재범 기회를 노리거나 달라진 분위기 파악을 위해 주변을 돌아다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시간 되시면 건강에도 좋으니 주변길을 산책하시고 또 만나는 분들께 소식을 큰 소리로 공유해주시는 것도 현재 남아 있는 길고양이들 안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 감사드립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남은 아이들이 혹여라도 잘못될까 너무 걱정되네요. 범인이 잡히기 전에 아이들 머무는 곳 오며가며 각별히 살피고 잘 챙기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건 좋은 가족을 찾아주는 것일텐데.. 쉽지 않겠죠?ㅜㅜ 그래도 냥이들에게 따듯한 애정과 손길 주시는 동네 이웃이 있어 든든하네요. 하루빨리 범인이 잡힐 수 있도록, 아이들이 길 위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아봐요🙏🏽🐈
혹시 임보가 가능한 분들이 계시면 남은 냥이들 포획해서 임보하다 입양 보내면 좋을텐데 꽤 많은 냥이들이 남았다니 쉽지가 않겠죠... 아무튼 이렇게 공론화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수성동 계곡 길아이들에게 계속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 살묘범이 알고 범행을 멈추길 바라요. 그리고 어딘가에 분명히 범행의 흔적을 남겼을 텐데 잡혀서 엄벌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정신병자죠. 이런 사람들을 미연에 캐치해서 사회와 격리해야 됨.
지금 당근 앱을 다운로드하고
따뜻한 동네생활을 경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