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저만 미쳐가네요
진짜 거짓말 아니고 그냥 좀 힘들어서 써봅니다.
저는 고등학생 남자에요 저희 둘은 같은 학교에서 5월쯤에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잘 맞았고, 싸운 적도 없었습니다
서로 정말 많이 좋아했고, 매일이 행복했어요.
몰론 공부도 열심히 같이 했답니다
그런데 제가 갑자기 많이 아픈 병에 걸렸습니다.
치료를 받아야 하고, 학교도 자주 못 가니까 결국 자퇴를 했습니다
그때 여자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치료가 시작되면 연락도 자주 못 받을 것 같다고
그랬더니 괜찮다고, 자기는 기다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 미안했습니다
100일이 얼마 안 지났었고
계속 만나면 제가 오히려 상처를 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다음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디엠으로 끝내는 건 너무 싫었거든요
그래서 만났고, 저희 둘 다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꼭 나아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요.
그런데 그 이후에도 연락이 계속 오더라고요.
처음엔 주말마다만 연락하기로 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까 결국 매일 연락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그냥 사귈 때처럼 연락하고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요
그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달 동안 여자친구가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저와 연락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연락이 오는 게 너무 좋습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지쳐 있는데,
그녀에게 연락이 오면 하루가 달라집니다.
정말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저도 압니다.
이건 어쩌면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 수도 있다는 걸요.
이미 상처를 준 건 저인데
아직 저에게 이렇게 붙잡혀 있는 게
괜찮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연락을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진짜 완전히 끊고 나아서 다시 만나야 할지.
지금 너무 복잡하고 힘듭니다.
도곡동·고민/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