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전, 며칠째 고양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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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제이
차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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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글 주저리, 길게 써 봅니다.

약 한달 전, 며칠째 고양이 우는 소리가 자꾸 들리는가 싶더니, 결국 마주쳤습니다.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집 앞에 찾아왔습니다.
혹시나 배고플까 참치캔을 따서 주니 살짝 경계하다가 잘 먹더군요.
슬쩍 만져보니 참치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인지 한 번 하악 거리고는 만지게 해주더라고요.
이걸 어찌해야하나, 집에는 이미 진돗개 한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쉽게 고양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제발로 찾아온 녀석을 다시 쫓아낼수도 없고.
잠시 데리고 있다가 시골집에 갖다주자는 생각에 고양이를 안고 들어왔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우리 개가 격한 호기심을 보이더라고요.
약간 시간이 지나고 인사나 시켜주자고 고양이를 안고 보여주는데, 이게 왠걸?
얌전히 앉아서 기다립니다.
냄새만 킁킁 거리고 으르렁 거리지도 않고 짖지도 않았어요.
새끼 고양이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경계는 커녕 겁도 없는지 막 들이 대더라고요.
우리 개는 암컷이고, 이제 1살 5개월 됐습니다.
시집도 안갔는데, 모성애가 나온걸까요.
고양이가 싼 똥을 먹었습니다.
아주 어릴때도 자기가 싼똥도 한 번 안먹던 녀석인데 말이죠.
그 뒤로도 밤에는 스토커 수준으로 새끼 고양이를 따라 다니기 시작하더니....이제는 아주 잠 잘때도 딱 붙어서 잘 정도로 절친이 되었습니다. ㅎㅎ
이 녀석 먹성도 좋아서 지금에 와서는 뒤에서 보면 이게 고양이 새낀가, 돼지 새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까지는 전혀 고민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만 사고를 쳤네요.
몇일 전 부터 집 앞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또 들리기 시작 했습니다.
아내랑 농담 삼아 온동네 고양이 다 찾아온다고 웃어 넘겄죠.
그런데 바로 어제 일이었습니닺
제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데, 발 아래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 나갔습니다.
저는 우리집 고양이가 나간줄 알고 쫓아갔습니다.
1층 보일러실 구석으로 도망가길래 거의 몸이 반으로 접히는 공간에 기어 들어가 고양이를 잡았습니다.
원래, 우리 고양이는 거의 울음 소리가 안들릴정도로 작게 우는데, 이상하게도 큰소리로 우렁차게 울면서 버둥 거렸습니다.
평소보다 눈동자 색이 더 까맣게 보이는 것도 놀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예사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발과 배 아래쪽에 더러운것이 많이 묻었길래 목욕을 시킬려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죠.
우리 고양이는 처음 데려와서 목욕할때도 물거나 할퀴지 않고 비교적 얌전한 편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장난을 치다가 살짝 무는 경우는 있어도 절대 세게 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세면대에 물을 트는 순간 제 손가락을 콱하고 물어버린겁니다.
구멍이 뚫렸다고 착각이 들 만큼 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목욕은 잠시 미루고 고양이를 화장실에 두고 나와서 손가락을 치료 하려고 하는데.....
어? 언제 나왔지?
분명 좀 전에 화장실에 두고 왔던 고양이 녀석이 쇼파위에서 아주 태연하고 느긋한 태도로 그루밍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 나왔지 하고 화장실 문을 여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변기 뒤로 숨어 들어가는게 보였습니다.
헉! 이게 무슨 일이고?!
그렇습니다.
우리 집 현관 앞에 앉아있다가 사람이 나오자 놀라 도망치는 녀석을, 제가 그만 우리 고양이로 착각하고 쫓아가서 잡아 온 것 이었습니다.
....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방금 데려온 고양이가 변기 뒤로 숨어 들어가 나오질 않는겁니다.
유튜브 고양이 소리를 틀어봐도 야옹 거리기만 할 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밤이 늦어 갈수록 걱정이 늘어갑니다.
계속 안나오고 있다가 날도 추운데 얼어 죽으면 어쩌나...
변기를 아예 뜯어낼까 하다가, 변기 뜯어내기 전에 물을 뿌려보기로 합니다.
결과는 성공 이었습니다.
물을 뿌리자 반대쪽으로 바로 나오더군요.
저는 또 물릴까봐, 고무장갑을 끼고 바로 목욕을 시켰습니다.
다행이도 다시 물진 않더군요.
뗏꾸정물이 시커멓게 나왔습니다.
씻기면서 보니 눈에 눈곱인지 고름인지 가득한게 썩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아내랑 협심해서 빠르게 씻기고 건조 까지 마치고 보니, 우리 고양이랑 무늬가 흡사하고 체장이 비슷한게 한 배가 아닐까 추정 되더군요.
하지만 무게가 거의 두배 가까이 차이 나더군요.
물론, 우리 고양이가 무겁습니다.
한달 간 잘 먹이고 잘 키웠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살은 없고 뼈밖에 안만져지는 새로 데려온 녀석을 보니 안쓰럽고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혼자 두면 안될거 같아서 배위에 올려두고 재웠습니다.
아직 모래 쓰는법을 모르는지, 새벽에 바닥에 다가 똥을 한무더기 쌌습니다.
똥 냄새+개가 똥 핥는 소리+고양이 하악질 소리에 깨서 치웠습니다.
눈곱도 다시 껴있어서 닦아줬습니다.새벽에 두번 정도 깨더니, 가슴위에 올려놓고 팔로 감싸주니 아침인 지금까지도 기절해서 자고 있네요.
아내가 고양이 두마리는 안된다고 하네요.
요 녀석 어떻게 해야하죠?

∙ 조회 1034

댓글 29
19

차제이
문어(휴면)
창원시 의창구 중동

제가 입양하고 샆어요 ㅠ

차제이
오고기
창원시 의창구 중동

마음이 따뜻한 분인줄알고 양이들이 찾아갔나봐요~넘 감사합니다

1
차제이
그니그니당그니
창원시 의창구 북면

너무 귀여워요~!! 따뜻한 마음에 감사합니다~!

차제이
현이환이(휴면)
함안군 칠원읍

혹 애기들 데리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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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제이
차제이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작성자

이제 살이 좀 많이 붙었습니다. 기운도 좀 생기구요. 성깔이 좀 있네요 하하. 어느 마음 좋은 부부가 입양 하고 싶으시다고 연락이 왔네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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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제이
제가살께요(탈퇴)

ㅜㅜ너무마음이따뜻하시네요..본받겠습니다

1
차제이
자연과벗
창원시 의창구 동읍

아내말씀을 존중하셔요.
혹 가족들 목욕도 자주
시켜 주시는요?

1
차제이
화이트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한마리보다 두마리가 나아요
키워보니 그렇더라구요
아기를 다른곳보내지마시고 키워주세요 ㅠ

4
차제이
차제이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작성자

아침에 배게에 소변실수를 해서 걱정했는데, 어제 보다 눈곱이 덜끼고 이제 그루밍도 시작했어요

2
차제이
가을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

애기 너무이뿌고 아가들 살려주셔서 너무감사합니다 우왕 너무 이뻐요 진짜

2
차제이
리사엘
창원시 의창구 북면

고양이들이 복이 많으네요 ㅎ 복받으세요

1
차제이
꼴통마미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에긍..~이뻐라
감사합니다 ᆢ저렇게
건강할수 있게 캐어 해주셔서 제 맘이 다
뿌듯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1
차제이
윤정
창원시 의창구 의창동

어머~~너무 이쁘네요.♡

1
차제이
차제이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작성자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살려고 하는지 조금씩 먹기 시작하네요.

1
차제이
꼴통마미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1
차제이
꼴통마미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증말 ~~고마우신 분입니다
제가 다 흐뭇하네요~
저역시 길냥이를 돌보는
한사람으로서 애기들이
사람곁을 쉽게 주질 않는데
신기한 인연인것 같아요..~
아내분께 한번더 부탁해서
애기들 같이 키워 주십사~
살째기 기원해 봅니다
어려우시겟지만요~~부탁드립니다..올해 모든 일이
잘되시길.._()_

1
차제이
윤정
창원시 의창구 의창동

새끼양이들은 길거리 생활이 녹록지가 않을거예요.그리구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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