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안되신 분들 질문글 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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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안되신 분들 질문글 보다가 저도 처음 입도했을때부터 겪어온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글 써봐요 ^^
읽기편하시게 대화체로 쓸께요^^
1. 아들램이 학교에서 새친구를 사귀었다고 함께 집으로 놀러왔었어요
아들 : 엄마 내친구 OO이야
나 : 그래 반갑다 어서와 재밌게 놀다가렴
근데 부모님께 허락은 받았니?
아들 친구 : 아니요
나 : 어머 그럼 걱정하시겠다 전화드려서 친구집에서 놀다간다고 말씀드려야지
여기서 아들 친구가 머뭇거리길래 혹시나 혼날까봐 그러나싶어서 그럼 아줌마가 대신 전화해줄까? 했더니 네...하더라고요
나 : 안녕하세요?! OO할머님 되시죠? 다른게 아니고요 저는 이번에 새로 전학온 XX엄마예요 OO이가 저희집에 놀러왔는데 혹시나 걱정하실까봐 연락드렸어요 했더니
할머님 속사포 제주도 사투리로 뭐라하시는데 하나도 못알아듣고...예? 아니? 예? 제가 사투리를 잘 몰라서요ㅠㅠ 예? 이것만 무한 반복...도통 대화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결국
나 : 할머니 어쨋든 OO이 저희 집에서 잘 놀다가 갈수있게 할께요 걱정마세요 안녕히 계세요 하고 그냥 끊어버리는 무례를...ㅠㅠ 근데 진짜 그때는 하나도 못알아들으니 더 대화를 하기가...ㅠㅠ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할머니 전화 먼저 끊어서 죄송해요 ㅠㅠ
2. 처음으로 서귀포올레시장을 갔어요 지금이야 막 인기있지만 12년전에는 정말 조용한 시장이였죠 될수있음 상인분들보다 할머님 파시는 물건을 팔아드리자 주의라 한 할머님이 파시는 야채를 사려했어요
나 : 할머니 이거 한바구니 얼마예요?
할머니 : OO원 (가격이 생각나지않네요 ㅎ)
나 : 할머니 이거 조금 더 덤으로 주시면 안되요?
(나름 콧소리 내면서 ㅎ 이게 육지에서 하던 습관이라ㅠㅠ 보통 시장에서는 이런 흥정도 재미인지라 버릇을 못버리고...ㅠㅠ)
할머니 : 저리가라는 완강한 손짓을 하시면서 딴데가서 사라고...ㅠㅠ
3. 저희 막내 태어나고 한달정도 지났을때 입도했어요 아직 아이도 어리고 네아이 맘이라 집에서 살림만 했는데 몇달 뒤의 어느날 집앞에서 빨래를 널고 있자니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말을 거시더라고요
할머니 : 무사 아직 한참 돈 벌 나인데 집에서 노냐고...
나 : 예? 아이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요 했더니 할머니께서 무슨 소리냐고 우리 며느리는 애 백일지나자 마자 어린이집 보내고 돈 벌러 다닌다고 젊은 어멍이 집에서 놀면 안된다고 혼 내시더라고요 ㅎㅎ
4. 애들 아빠가 참 낚시에 소질이 없어요 그래도 제주도 왔는데 마누라 좋아하는 횟감 잡아주고싶다고 해서 애들과 바람도 쐴겸 싸구려 낚시대 사서 바닷가로 갔지요
당연히 물고기는 구경도 못하고 있는데 옆에 아저씨 잘도 팔뚝만한 숭어? 를 낚으시데요
본인이 소질없는건 생각안하고 아저씨 자리가 잘 잡히는 포인트라 생각했는지 자꾸 슬금슬금 아저씨옆으로 다가가니 당연히 자꾸 낚시줄이 엉키고...ㅠㅠ 아저씨 짜증이 나셨는지 한마리 주시면서 가져가서 애들이랑 먹으라고 ㅎ 민망하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해서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냉큼 얻어왔던...ㅋ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
5. 한치철이면 법환동에서 배들어오는 시간에 가면 한치를 싸게 살수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애들 아빠에게 퇴근길에 사와주라고 부탁을 했어요
한치회를 먹을수있다는 생각에 막 들떠있는데 빈손인겁니다
나 : 응? 한치는?
남푠 : 못샀어
나 : 왜? 배가 안들어왔어?
남푠 : 아니 안 판다고 가래
나 : 엥? 왜? 뭐라했길래?
남푠 : 아니 그냥 키로에 얼마예요? 1키로에 몇마리 정도 되요? 했더니 그냥 가라던데...
ㅠㅠ
저도 남푠도 뭐가 잘못된거지? ㅠㅠ
했는데 다음날 제주도에서 친해진 동생에게 얘기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동생 : 언니...그렇게 하니까 가라했지
나 : 엥? 왜? 예의바르게 얘기했는데
동생 : ㅋㅋㅋ 그게 아니라 바빠죽겠는데 자꾸 물어보니까 짜증낸거
나 : 그럼 안물어보고 어케사? 그게 왜 문제야?
동생 : 그냥 봉지 내밀면서 얼마치 주라고 하면 알아서 담아줘 해서 또 깨달음...ㅋ
이 외에도 정말 많은 경험을 했네요 다 쓰자니 너무 길어 지루하실까봐 (지금도 충분히 긴글이라 ㅎ)
여기까지만 쓸께요 ^^ 제주도 처음엔 불친절하게 느낄수도 있어요 근데요 어느지역이든 적응하기 나름이죠 아직은 저도 겉도는 느낌이 없지않지만 뭐 어때요 살다보면 더 좋은 사람도 친구도 생기겠죠 ㅎ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투리 빨리 익숙해지세요 ^^ 잘 구사하면 금상첨화구요 ㅎ 그나마 친근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백프로는 아니예요 오히려 어설프게 사투리쓰는거 짜증난다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더라고요ㅠㅠ 각설하고 저 제주도 처음 왔을때 도민분들이 해주신 말이 있어요 제주도 3년 버티면 계속 살아지고 그거 못 버티고 다시 육지로 가는 사람도 많다고 3년 이상 버티면 도민으로 살아진다고 ㅎㅎㅎ 저 12년 잘 버티고 살고 있으니 도민인거죠? ㅎㅎ 글이 넘 길었네요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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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2
저도사년 살다 육지갔는데 그리워서 자주와요ㅎ 저도저런적있어서ㅋㅋㅋ
댓글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이예요.
음 에피소드중 사고친 예기네요 ㅋㅋ
걸님 오시길
기다렸지용^^
난희야 오늘은 한잔안먹었니?ㅎ
옆에 숭어아저씨 저아닌가싶네요 ㅎㅎ
진짜
글 참 잘 써요
암만 생각해도
등단데뷔가 먼저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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