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마저 더위 먹었던 94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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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네요.

태양마저 더위 먹었던 94년 여름 노래들이 떠오릅니다.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 룰라의 백일째 만남, 듀스의 여름 안에서...

학교 후문 앞 호프집 '테이크'로 서빙 알바 갔던 날이 학교 출석한 날보다 많던 시절이었습니다.
TV로 가수를 본 기억은 거의 없었고 관심도 시큰둥했습니다.
그래도 한번쯤 가수의 공연 모습을 보고 싶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풋풋하고, 세련되고, 멋스럽던 노래.
땀에 흠뻑 젖도록 생맥줏잔을 나르고 화장실 토사물을 치우다가, 담배 한 모금에 한숨을 돌릴 때면 이 노래가 흐르곤 했습니다.

노래에 내 모습을 담아봤었습니다.
푸른 그늘 서늘한 마로니에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고 글을 끄적입니다.
노을빛이 아련한 저녁이 오면, 정겨운 벗들과 어울려 맥주 한잔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담배의 막모금이 다할 무렵이면, 급하게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뭔가 소중한 걸 지하철에 두고 내린 듯 불안하고 아쉬웠지만, 금세 다시 테이블을 닦고 생맥주를 날랐습니다.
노래의 마지막 부분 여성 코러스의 후렴구가 울렸고, 목소리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원래 노래를 녹음했던 신윤미 씨 공연 영상을 올려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고, 그 시절 보고 듣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종반 코러스 열창 장면에선 그 시절이 되살아났습니다.
괜스레, 그해 여름 기철이와 창덕이와 함께 머물던 대학로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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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1

멀린
스포츠맨
의정부시 호원2동

김돈규 에스더 다시 태어나도 좋던데요 며칠 전 불청 보구 감동 쫌 받아서 즐겨듣고 있어요 김돈규 사연도 쫌 짠했구 함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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