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학 독서 모임
멤버 10게시글 8 활동
ㅡ예술과 문학 관련 책을 읽고 와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입니다. 미술 세계문학 한국문학 사진 건축 디자인 위주입니다.
<난생 처음 한번 읽는 미술 이야기>, 을유나 민음사 문학, 한국소설을 같이 읽을 예정입니다.
ㅡ자유토론이라 느슨하고 편하게 진행하되, 주제와 관련해 한두 개 토론거리는 생각해오면 좋아요.
ㅡ합정망원홍대 근처에서 모입니다.
ㅡ친목 모임 아니고 독서 모임입니다. 지나친 개인 질문, 포교, 투자권유, 무매너 안 됩니다.
ㅡ15일 이상 모임글 미확인은 내보내기합니다. 재가입 됩니다.
ㅡ3달 이상 모임 미참가자는 내보내기합니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독서/인문학
누구나
앨범
멤버 10
- 파렌21성산동다양한 연령대와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
- 지희반포1동안녕하세요!
- 온시기리성산동🙂
- 헬로아현동안녕하세요
일정 6
- 문독 <마의 산>, 토마스 만모집중오후 7:001/6명
- 모임에만 공개된 일정이에요.종료오후 7:003/6명
- 예독 <난처한 미술 이야기 2>, 양정무종료오후 7:002/6명
- 문독 <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종료오후 7:003/5명
- 모임에만 공개된 일정이에요.종료오후 7:004/6명
게시글 8
- 안녕하세요?모닝··자유 게시판공감 수1댓글 수1
- <스토너>, 존 윌리엄스, 알에이치코리아 누군가는 스토너를 찌질하고 크게 이룬 것 없는 실패자이자 소심한 생활인으로만 볼 것이다. 누군가는 그를 이해할 의지조차 없이 그를 이용하기만 한 아내의 악의를 두려워할 것이다. 남을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있다. 내게 스토너는 매일의 힘겨운 노동을 품위 있게 수행한 부모의 아들이자,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정직하고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세우려 한 사람이다. 그는 문학과의 조우에서 번개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고, 인생에서 처음 사랑에 빠졌다. 문학과의 사랑이었다. 그것은 죽을 때까지 한 여자와 함께 그의 인생을 결정 짓는다. 크게 이룬 것 없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이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고, 젊은 나이에 전쟁터에서 죽어간 친구를 기억했으며, 세계를 휩쓴 큰 전쟁 이후 인류가 잃을 정신에 대해 두려워한 교수를 스승으로 두고 그를 기억한 자였다. 힘겨웠으나 누구도 기만하지 않으려 했고, 사람들의 세계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를 괴롭힌 동료 교수와 학생이 있었으나 인내했고, 후일에는 그 무엇도 별 게 아니어서 무사심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굳건히 대응할 수 있었다. 죽음의 순간, 자신이 쓴 몇 권의 책을 훑어보며 세상에서 사라져간 그는 문학을, 한 여자를, 책을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18살 때 부모의 세계(흙과 농장의 일)를 떠나 문학과 상상의 세계로 이주했다.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라는 교수의 말대로. 대학은 소외된 자들, 몽상가와 광인, 돈키호테들의 피난처였다. 흙탕길을 마차에 흔들리며 새로운 세계로 홀로 떠나와 새로운 세계와 조우한 청년이었다. 이 책의 공간은 미국의 미주리대학교로 옮겨진다. 대학 캠퍼스에 있는 그리스식 기둥은 쉽게 소멸하는 삶에 대한 대비로 문학과 지혜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다. 하지만 이 기둥은 때로는 어둠에, 때로는 일상의 우울에 쉽게 잠식된다. 그게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그는 기억한다. 그럼에도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깊이의 세계가 저기에 있다는 것을. 스토너는 일상에서 실패한 자가 아니라, 매일 성실하게 애쓴 우리의 초상이기도 하다. 삶을 그 자체로 성공이나 실패로 낙인찍기를 거부하며, 삶 자체로 온전히 이해하기를 요구한다. 삶은 타인과의 경주도, 경쟁도 아니며 그저 존재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의 뿌리는 그의 부모가 가르쳐준 세계였다. 그는 그 세계를 떠나왔지만, 고통과 노동의 세계를 알았고 이해했다. 그렇기에 새롭게 만난 대학과 결혼이라는 세계에서도 그는 함부로 살지 않았다. 결혼 이후 소외된 세계로 유배되면서 그의 서재는 그의 유일한 피난처이자 그 자신이 되었다. 자기 외에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인 딸과의 관계도 단절되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반복되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구절, 문학의 세계에서 만나는 인간 군상, 자신이 쓰려던 책들과 문학의 주제들. 그게 그의 소중한 삶이었다. 그 길을 걸었고, 이해하려고 애썼다. 삶은 유한하며 우리는 필멸의 존재다. 우리가 사라져도 세상은 그대로 남는다. 우리는 어떻게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 이 책은 담담하게 스토너를 통해 우리의 모든 한계와 미숙함을 보여준다. 섬세한 문체와 등장 인물들의 모습은 슬프고 무겁고 때로는 안타깝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삶은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우리는 우아함과 품위, 정직함을 잊지 않고 나의 세계와 타인을 조우할 것이다. 스토너의 죽음 장면은 그래서 더욱 스미듯이 다가온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스토너 부모의 모습이었다. 그것이 우리 세대 부모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기에. 매일 정직하게 노동하고 매일 아낌없이 세상에 감사하며 삶에 순응했기에. 한떄는 그것이 미련스러워 보였으나, 지금은 그것이 숭고하다는 것을 알기에. 세상의 모든 스토너에게 연대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살다 죽을 것이라고. --책 속에서-- 아버지는 거듭된 주먹질을 받아들이는 돌덩이처럼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이야기를 끝낸 뒤 그는 깍지 낀 양손을 무릎 사이에 끼우고 고개를 수그렸다. 그리고 침묵에 귀를 기울였다. --ㅡㅡㅡㅡ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읽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주인공 한탸가 떠올랐다. 과거의 영욕을 뒤로하고 폐지 압축일을 하며 사는 이름없고 가난한 그는 자신의 무거운 노동, 종이를 압축해 죽이는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압축된 폐지 더미와 죽어가는 책들을 장식한다. 때로는 그림, 때로는 꽃으로. 삶이 지저분하고 버겁고 힘겨워도, 자신의 일이 그를 가장 바닥으로 무겁게 끌어내리더라도 그는 자신의 사랑하는 책을 경외하고 헌사를 바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삶은 그런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위해 마음을 바침으로써 이 무겁고 힘든 것들을 이겨낸다. 소중한 것이 없다면 삶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파렌21··자유 게시판공감 수5
당근에서 가까운 이웃과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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