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유감

지금까지 살면서 변기를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일이 수십번은 된듯하다. 세월에 걸쳐 크고 작은 공사를 할때마다 우리나라 건설, 인테리어 업계도 예전과 달리 많은 부분이 세련되어지고 망치와 톱, 못으로만 뭐든지 해결한 힘들던 고역의 시대에서 세련되고 편한 전동공구가 그 자리를 보물단지처럼 그득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요즘시대를 살아가는 건설인부들은 어찌보면 참 편한 세상에서 일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 많은 세월이 흘러도 한가지 변치 않는 다소 고집스러운 몇가지 버릇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양변기와 소변기 수리 교체시 약속이나 한듯한 시멘트 두름이다. 보통 변기를 바닥에 앉힌 후 변기와 바닥의 틈새를 백시멘트로 채우는데 어찌 그 수많은 업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할까. 일단 백시멘트를 물에 개어서 틈에 쳐?바른후 스펀지로 쓰윽 지나가면서 모양을 잡아준다. 그리고 대충 바닥이나 도기에 묻은 시멘트를 닦아내면 대략 2-3분 내외로 작업이 끝난다. 내가 항상 불만스러운 점은 이 스펀지로 쓰윽 지나가면서 다듬는 부분인데 이렇게 빠른 시간에 몇번의 손질로 태어난 이 백시멘트의 스커트 자락과도 같은 두름은 처음에는 새로 산 신발의 하얀 밑창처럼 두툼하고 산뜻해 보인다. 그러나오염된 물이 이곳을 지나면서 아름다운 스커트 자락처럼 경사지고 두툼한 이곳이 화장실에서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로 변하는 것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으니 내가 이것을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흘러도 이 고집스러운 작업의 버릇은 고쳐질 기미가 안보이길래 여기 당근에라도 올려서 대한민국의 변기 설치업계를 변모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본다. 내가 세운 변기 세멘트 작업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시멘트를 과하게 두르지 않는다. 2. 시멘트를 두르고 난후 스펀지가 아니라 나이프나 헤라로 변기경사면에 일치하도록 다듬는다. ★ ★ ★ 이 작업이 핵심 포인트 ★ ★ ★ 3. 주변을 닦아낸다. 4. 작업시에 스펀지를 사용하더라도 변기물에 스펀지를 적셔서 사용하지 않는다. (신규설치는 제외) - 위생개념이 없는 건지… 아무리 귀찮아도 꼭 그 변기 물에다가 스펀지를 적셔야 하나? 그 스펀지를 만진 장갑이며 손으로 문고리나 수도꼭지를 또 만진다. 😱 여기서 2번이 핵심 뽀인뜨인데…. 이렇게 도기의 하단 경사면이 백시멘트와 각도의 차이가 없도록 작업을 해주면 추후 오염물이 흘러도 그렇게 빠른시간에 그 아름다운 백시멘트의 스커트가 누리끼리하게 변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특히 남자 소변기는 그 누리끼리하게 변하는 속도가 엄청나지. 그럼 이번에 내가 한 작품?을 공개해 본다. 백문불여일견이니 전국의 도기 설치업자들이 이렇게만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별것 아닌, 어차피 더러워질 스커트에 대한 소박한 바램이지만 이렇게 고객만족을 더해줄 업자가 있다면 누구나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안하는 것을 먼저 하는 사람이 열매를 따먹는 것이니…. 아. 이렇게 작업을 하면 당연히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래서 안할래요. 직접 하세요~~. 하면 뭐 나는 당분간 직접 할란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쓰고 이 글이 멀리멀리 퍼져 나가면 ”우리가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업체가 여기저기 생길진데… 긴장할듯 하다. 아니면 말고….. 끄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