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햄버거에 대한 꿈 소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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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햄버거에 대한 꿈

수제버거4개월

넷플릭스에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스시 장인, 지로의 꿈'이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1925년 생, 오노 지로라는 스시 장인이시죠. 이제 곧 100세가 되십니다. 아직도 현역으로 계시죠. 그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완벽한 스시를 쥐기 위해서 매일을 헌신하거든요. 새벽부터, 저녁까지. 오로지 하나의 완벽한 초밥을 쥐기 위해서 매일매일을 수련합니다. 완벽한 스시를 위해서. 단 한 점의 완벽한 스시요. 아마 오늘도 오노 지로 선생님은 완벽한 스시를 위한 하루를 보내셨겠지요.

서점에서 한 책을 보았습니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님의 책이었습니다. '인생은 순간이다'라는 책이지요. 책 처음에 '일구이무(一球二無)'라는 말이 나옵니다. 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는 뜻이더라고요. 하나의 공을 던질 때,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던진다고요. 그런 마음으로 던지면, 그다음 공을 또 던질 수 있게 된다고요. 놀랐습니다. 오노 지로 선생님과 같은 말을 하고 계신 것 같아서요.

완벽한 햄버거에 대한 꿈을 꿉니다. 정말로 완벽한 햄버거입니다. 한 입을 먹었을 때, 감탄이 절로 나오는.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햄버거 소스와 완벽한 양상추, 적당한 패티의 굽기와 번의 굽기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햄버거가 있을까요?

10년 동안 햄버거를 구웠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세월이 흐르긴 했습니다. 저와 10년 전 창업을 했던 동료들은 다들 유부남이 되었고요. 이제는 아이들도 여럿입니다. 이 사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아직도 제 곁에 함께 있습니다. 오늘도 옆에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네요. 다들 크라이치즈버거 직원입니다. 아, 한 명은 저의 아내이고요.

아, 잠깐 글이 옆으로 새었네요. 오늘 아침에 완벽한 햄버거 꿈을 꿨습니다. 항상 꿈에서는 명확한데요. 꿈에서 깨자마자 그 맛을 잊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기억하고자 어떻게든 메모를 하는데, 다시 조리를 해보면 그 맛은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매일 그 생각을 하며 잠에 듭니다. 오늘도 꿈에서나마 완벽한 그 햄버거를 맛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크라이치즈버거가 10년이 되었습니다. 매번 힘들었습니다. 사업이 잘 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사업이 안되는 순간도 있었고요. 코로나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열었던 매장이 잘 안되어서 폐점한 경우도 있었고요. 함께 했던 직원에게 속았던 경우도 있었고요. 믿었던 직원이 힘들 때 떠났던 경험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이 좋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있었지만, 아직도 소중한 사람들이 제 옆에 있거든요. 그리고 떠나간 사람들도 있지만, 새롭게 찾아온 사람들도 많거든요.

저는 이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스시, 완벽한 공 하나처럼요. 완벽한 햄버거. 언젠가는 저도 만들어볼 수 있겠죠? 그러려면, 10년간 그래왔듯이 앞으로 10년, 20년, 30년도 햄버거를 잘 구워야겠지요. 언젠가는 꼭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완벽한 햄버거. 그리고 그것을 함께 고객분들에게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맛있네요!'라는 말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업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햄버거지요. 그리고 그게 인생이지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햄버거를 구웠습니다. 혼자서 아니라, 저와 함께하는 동료들과요.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이상 햄버거집 사장이었습니다. 가끔씩 이렇게 햄버거 문학을 작성하러 오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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