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짙은 소설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줄거리 및 서평

서점15일

오늘 소개할 책은 주제 사라마구가 쓴 장편 소설인 <눈먼 자들의 도시>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시력을 잃은 와중에도 단 한 명만이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재미와 함께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 내용 덕에 인기를 얻었고, 유명 배우들이 등장해 영화화되기도 하는 등 화제성 짙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영화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윤리적 붕괴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줄거리

어느 도시에서 다소 이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모두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시력을 잃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문제입니다.

한 남자가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시력을 잃어버립니다. 다행히 그는 도로에서 만난 누군가에 의해 안전하게 집으로 안내받게 됩니다. 그 사건이 시작점이 되어, 그를 돌보던 아내, 병원의 환자, 그리고 안과 의사까지 모두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은 평범한 실명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현상은 '백색 실명'이라고 불리며, 정부는 이 집단적인 시력 상실을 전염병으로 간주합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시력 상실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정부는 백색 실명을 겪은 사람들을 격리 수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 도시의 모든 주민이 시력을 잃은 상황에서, 다행히도 의사의 아내만이 시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본 병원의 모습은 그야말로 참극이었습니다. 군인들이 둘러싸고 있는 폐 병원에 방치되다시피 한 환자들은 서로 분열하고 범죄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쁜무리들의 강간과 살인이 끊이지 않았고, 힘이 있는 무리들은 권총과 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던 시각장애인들의 능력을 이용해 우위를 점하는 상황까지 이릅니다.

이들은 식량을 독점해 보석이나 여자를 바치면 음식을 조금씩 주는 등의 독재 체제를 만들어갑니다. 처음에는 굶어죽을 수는 없어 일부 자원자들이 불량배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식량을 받아왔지만, 눈이 보이는 의사의 아내는 식량을 위해 끔찍한 짓을 참아왔으나 더욱 심해지는 무리들의 만행을 이기지 못해 결국 가위로 나쁜무리의 두목을 죽이게 됩니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폐 병원은 불에 타게 되었고, 환자들은 자유를 위해 밖으로 도망칩니다.

불을 피해 폐 병원을 빠져나온 소수의 사람들은 눈이 보이는 의사의 아내를 중심으로 이전에 살던 도시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그들이 도착한 도시는 그야말로 눈먼 자들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미 장님들이 식량과 물을 확 보려는 사람들이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다 기력이 쇠해 쓰러져 죽은 시체로 넘쳐 있습니다. 길거리도 폐 병원과 다를 것 없이 배설물, 쓰레기 그리고 시체를 뜯어 먹으러 온 떠돌이 개들이 즐비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친 의사 아내 일행은 작은 개 한 마리를 만나게 되는데, 눈물을 흘리면 핥아주고 오히려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보다 후각과 시각으로 식량이나 필요한 것들을 잘 찾아주며 사람들을 쫓아내는 용감함도 있어서 일행과 함께 하게 됩니다.

시력이 있는 의사의 아내는 남편과 다른 시력을 잃은 사람들과 아이들, 노인들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휴식을 취할 공간을 찾게 된 그들은 음식을 찾아 먹고, 몸을 씻고 잠을 청합니다. 그런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처음으로 시력을 잃은 남자의 시력이 회복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사람들도 차례로 시력을 되찾게 됩니다. 의사의 아내는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이 눈이 보이지 않게 될까 두려워 눈길을 아래로 돌리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주인장생각

헐크의 배우, 마크 러팔로가 등장해 영화화되기도 해서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소설 속에서는 단지 눈, 시력을 잃었을 뿐인데도 인간성을 상실하고 도덕을 잃어버립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집 안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전기가 필요한 급수탑, 펌프, 급수밸브를 열고 잠그는 사람, 물의 여유분을 확인할 컴퓨터를 확인하는 모든 과정에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우리에게 눈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대목입니다.

사람들은 동시에 시력을 잃었고, 다시금 되찾았으나 소설 말미에는 우리는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멀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볼 수는 있으나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멀쩡히 눈을 뜨고 볼 수 있음에도 여전히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하루에도 수 십 건씩 발생합니다. 게다가 눈이 보이기 때문에 얻는 수많은 이점들도 간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눈이 보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절망적인 소설 속 내용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폐 병원에 격리되었을 때, 비가 내리자 샤워를 하러 나갈 때 늙은 남자는 아무도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혼자 씻고 싶어 한다거나 당혹스러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하고 챙기기 위해 손을 잡고 연대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권력은 어디에서부터 오는지, 그리고 그 권력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행사해야 사회가 안정화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인듯합니다. 소설과 영화 모두 그 내용을 잘 담고 있으며 느끼는 부분도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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