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9월 일정표입니다
기억의 숲 이야기 #173
8월이 불볕더위처럼 지나갔습니다. 어떻게 잘 보냈습니까?
8월엔 사랑앓이를 한 것 같습니다.
딸을 향한 사랑앓이였어요.
7월 26일부터였네요. 딸이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와서 한잠도 못 잤다고 연락을 받고 부산으로 데려왔었죠. 딸을 태워 부산으로 출발하면서 처음에는 디스크 때문일 수도 있다 생각했어요. 도수 치료 하는 병원에 전화해 다음 날 예약부터 했는데 곧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딸은 차에서도 통증 때문에 가만히 있질 못해 휴게소마다 쉬었어요.
도착해서 집 근처 응급실로 갔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사실 딸에게 무척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거든요. 딸은 엄마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살아야 할 이유라고 했고요.
링거를 맞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어 집으로 왔어요. 흰 죽을 끓여 줬지만 두어 숟가락밖에 먹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뜨거운 물에 씻을 때 조금 낫다고 사워를 일곱이나 했어요. 계속 주물러 줘도 소용이 없었고요.
딸은 아파서 밤을 꼬박 샜어요. 저더러 좀 자라고 해서 저는 한 시간 정도 잤어요. 아파서 쩔쩔매는 딸을 두고 잠이 온다는 게 미안했지만 눈이 감겼어요.
새벽에 도저히 견디지 못해 5시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어요. 의사는 할 게 없다며 토요일 진료를 보는 병원을 가는 게 더 좋겠다고 했어요. 딸은 실망하며 통증 때문에 온몸을 어쩔 바를 몰랐습니다.
그 후 응급실과 병원치료와 상담 치료, 혈 치료를 병행하며 조금씩 나아졌다가 다시 심했다가 나아졌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진통제가 소용없는 온몸의 통증이 이곳저곳으로 옮겨갔고 입맛을 잃었고 잠을 자지 못하고 삶의 의미가 흐릿해지며 의욕을 잃었던 시간이 꽤나 길었어요.
병원 약을 먹으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변함없는 통증으로 절망하기도 하고요. 딸은 조금만 움직여도 배터리가 떨어져 방전된 것처럼 쓰러졌습니다.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한 온몸의 통증”이라고 했어요.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픈가 봅니다. 의사는 감정을 참거나 알아차리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면 몸의 감각으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입맛이 조금씩 돌아오고 통증도 줄어들면서 딸은 천천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딸은 스스로 저를 따라 주일에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가자고 해도 잘 안 가던 딸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싶은가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치유가 있다는 말을 듣고 성경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엄마, 걸음걸이가 할머니에서 아줌마로 바뀐 것 같아.”, “이제 계단을 한 칸씩 내려올 수 있어.”,
“엄마, 좀 나아지면 독서 모임을 같이 할까?”, “바닷가 걷기를 해볼까?”, “엄마, 내 일상으로 유튜브로 해볼까? 내가 우울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변화되어가고 있는지 말이야.”
오늘은 처음으로 딸이 친구를 만나고 방금 돌아왔어요.
내 중심을 뒤흔드는 것은 딸이라는 것을 다시 알았습니다. 엄마니까 당연하겠지만요.
저는 믿음으로 견뎌냅니다. 믿음은 미래를 보고 현재의 고난을 인내하는 힘이라는 말씀을 인장처럼 가슴에 새기고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9월 일정표입니다.
[모집] 고전 독서 모임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 토요반 : 9/14 10:00~12:00
9/29 14:30~16:30 (총2회)
👉 수요반 : 9/11, 9/25 10:00~12:00 (총2회)
👉 회비 : 35,000원 (책, 차 포함)
[모집] 기억의 숲에서 커피를 만나다
👉<하가빈> 하오용 대표 초청
👉 일시 : 9/11, 9/25 (수) 총2회 19:00~21:00
👉회비 : 30,000, 모집 : 10명
낭독 & 필사 모임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월요반 : 9/2, 9/9, 9/23, 9/30 (총4회)
8:30~11:00
👉 회비 : 30,000원 (책, 차 포함)
[모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번역가와 함께하는 독서모임
👉 안장혁 박사 초청
👉 일시 : 9/30(월) 19:00~21:00
👉 모집 : 선착순 10명
👉 문의 : 책방지기 010 4845 1007
[진행중] 어린 시절 기억 쓰기 2기 - 어린 시절 기억을 쓰며 치유와 변화의 과정
일시 : 9/5 , 9/12, 9/19, 9/26 (목요일) 19:00~21:00
문의 : 책방지기 010 4845 1007
💗 책방 추석 연휴 (9/15~9/18)💗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9월 #일정표 #책방지기 #기억의숲 #하가빈 #하오용대표님 #커피인생 #커피철학 #초청강의 #모집 #안장혁교수 #젊은베르테르의슬픔 #번역가 #이상한나라의앨리스 #독서모임모집 #동네서점 #독서모임